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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17호] 책소개 - “장공 김재준 목사 어록집, 『하나님만 믿고 모험하라』 / 김희헌 목사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07 10:51
조회
1304

[제17호] 책소개

“장공 김재준 목사 어록집,
『하나님만 믿고 모험하라』출간을 맞아”

김희헌 목사
(낙산교회ㆍ한신대 외래교수 / 조직신학)


장공 김재준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서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고, 나머지는 주께 맡기는 신앙을 가진 분이다. 그의 삶은 믿음에 기초한 모험적인 신앙정신이 어디까지 확장되고 얼마나 숭고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장공은 한국현대사의 격동기에 역사참여적인 성육신의 신학을 제창하며 한국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물줄기를 놓았다. 그의 맘을 가득 채운 “범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한 ‘하나님나라’에 관한 실제적 비전이었다. 장공은 이 비전을 안고, 식민과 독재의 수렁에 빠진 민족의 역사에 뛰어들었고, 타계주의와 교리주의에 빠진 바리새적 종교정신에 맞서서 양심과 신앙의 자유 수호투쟁을 벌였다.

그 동안 한국 개신교회는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교세확장이라는 점에서는 큰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신앙의 과제를 상실하고 말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지금도 한국교회에는 교회성장이론과 힐링 프로그램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이론이 우리의 교회를 바로 세우고, 그 프로그램이 이 시대를 치유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영적 무기력의 상황을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모두가 탄식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교회는 이제 오직 하나님만 믿고 모험하는 신앙인이 등장하기를 갈구하고 있다. 장공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공은 갈릴리 예수의 복음을 간직한 교회와 신앙인의 좌표를 “생명, 평화, 정의”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이제 곧 부산에서 열리게 될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의 주제(“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는 바로 장공이 그토록 외쳤던 내용이다. 150여 나라의 350여 교단에 소속된 기독교인들은 앞으로 8년 동안 그 주제를 안고 신앙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장공의 정신이 새롭게 평가받고, 다시 들려져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장공은 단행본 24권과 번역서 20권을 저술했으며, 『십자군』과 『제3일』이라는 두 종류의 잡지를 통해서 수많은 글을 남겼다. 장공이 직접 쓴 글은 모두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가 연도별로 재구성하여 총 18권의 전집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저작의 방대함이 도리어 독서의 장벽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장공의 사상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어록집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 시대를 치유할 지혜와 영감을 줄 수 있는 장공의 목소리를 간추려서 총 4개의 주제로 묶었다. 그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기독교 신앙과 경건, (2) 교회와 성도의 삶, (3) 성서의 가르침과 종교적 인생관, (4) 역사와 하나님나라. 이 본문의 앞뒤로 편저자의 글 두 편을 덧붙였다. 장공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의 삶을 소개하는 글을 서문으로 썼고, 그의 학문의 특징과 가치에 관한 보다 전문적인 논문을 부록으로 담았다.

이 책은 목회자들이 곁에 두고 읽으면서 설교나 권면에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차적인 독자로 평신도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장공의 후예인 기장교회의 일선 일꾼들(제직, 교사, 청년)이 이 책을 읽고 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만일 신앙의 참된 길을 진지하게 묻고 있다면, 장공 김재준 목사님이 큰 깨달음의 말씀을 들려줄 것이다.


<추천의 글>

김경재 목사 (한신대 명예교수)

올해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한국 개신교사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대회가 늦가을에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 개신교는 놀라운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거듭나기를 요청하는 한국사회의 차가운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무언가 개신교의 새로운 회개, 개혁, 그리고 기독교 본질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이 요청되는 시대적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 정황에 처하여, 소장학자 김희헌 박사가 장공 김재준 목사가 남긴 글 중에서, 변함없이 귀중한 장공의 ‘복음증언의 말씀들’을 가려 뽑아 편집하여 세상에 내놓는 뜻 깊은 일을 수행하였다.

장공 김재준 목사(1901-1987)가 말하고 글로 쓴 내용의 중요성은 아직 한국 교회와 사회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고 있다. 장공이 이해한 하나님의 나라와 세상 역사와의 관계성, 교회의 역사 초월적 성격과 문화역사적 성격, 갈릴리 복음이 지닌 혁명적 변혁의 에너지와 민중지향성,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가져온 ‘제3일’의 의미 등등이 충분히 이해되거나 소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장공이 소속한 개혁파 장로교신학이 지닌 교회의 사회적 책임, 역사변혁적 비판지성의 책임, 무엇보다도 ‘제3일’이 상징하는 하나님이 일으키시려는 ‘창조적 새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장공의 우주적 비전은 새로운 재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이 책 안에서 집성된 장공의 복음적 말씀, 생명적 말씀은 오늘 새로운 개혁을 역사로부터 요청받고 있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제17호] 2013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