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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26호] 장공 추모예배 설교 - “장공의 삶과 신학의 자주성” / 이기영 목사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11 18:02
조회
745

[제26호] 장공 추모예배 설교

“장공의 삶과 신학의 자주성”
(요한복음 14:6, 골로새서 3:1-4)

이기영 목사

시작하며 : 장공의 삶의 이야기

장공 김재준 목사 29주기 추모성묘예배에 즈음하여, 동북아와 한국사회의 격동기에 한국교회는 ‘자기개혁’의 차가운 요청을 받고 있는 때입니다. 장공의 진리추구의 삶, 그의 신학의 자주성이 이 시대에 호명되어야 하는 때입니다. 장공은 주변강국들의 한반도 세력권 각축을 벌이던 때, 조선왕조가 몰락해가고, 일본에 의해 나라가 점령당하는 민족비극의 때, 1901년 함북 유학자의 가문에서 태어나 한 세기를 자주적 신앙인, 신학자, 진리증언자로 살았던 분입니다. 3ㆍ1운동이 일어난 다음해 1920년에 뜨거운 신앙체험을 통해 ‘나와 너( 하나님)’의 인격적 만남을 갖고, 새벽기도, 성경읽기, 신앙서적 읽고 쓰면서 몸과 마음으로 체험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 무렵 성.프랜시스에 매료되어 만우ㆍ장공의 특별한 우정을 나누며 신앙순례를 계속하였습니다. 장공은 3ㆍ1운동 이후 고조되는 민족운동에 자극을 받고 함북 산골 아버지 집에서 떠나 새로운 미지의 신앙과 신학의 길로, 마치 신앙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고향을 떠났다고 장공의 탈출순례기의 의미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장공의 삶과 신학의 순례기는 장대한 마치 신앙의 조상들처럼 본보기로 진리추구와 증언자로서 신앙세계를 전개하여 줍니다. 장공은 사변적 머리와 논리만의 신학자가 아닌 삶과 혼이 녹아 든 마음이 뜨거운 진리추구자, 교회와 시대를 껴안고 삶과 믿음의 체험적 깨달음에서 글쓰기로 많은 가르침을 준 특별한 자유인 신학적 자주성을 본보여 주었습니다. 이러한 장공의 신앙적 삶은 신앙과 신학의 자주성을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우리는 장공을 이 땅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장공의 교회와 민족적 자주성

장공이 그때 당시 관찰하였던 시대적 상황은 무엇이었습니까? 일제의 군국주의적 식민지배통치는 조선 교회와 민족적 자주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선교사들의 미국 근본주의적 정통신학 주입과 교역자 교육수준을 조선국민보다 조금 높게 선교사보다는 낮게 잡은 것은, 한국교회의 예속을 심화시키고 민족적 자주성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근본주의 신앙은 민족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책임적인 성숙한 자주성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민족사의 운명과 현실로부터 한국교회를 분리하여 민족사의 중심에서 이탈하게 합니다. 개인구원과 타계적 신앙에 몰두하게 함으로 한국교회를 탈 역사적 비민족적 신앙에 빠지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장공은 당시의 교권주의와 형식주의, 감정적 열광 주의에 싸인 한국교회와 신학적 현실을 정신적인 식민지 상태로 관찰 하였고, 한국교회의 자주적인 해방을 위한 신학교육의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40년 4월 조선사람의 손으로 조선신학교가 시작 된 것은 교회와 민족적 자주성의 자각을 갖게 한 것입니다. 장공의 신앙적 신학적 삶은 언제나 한국교회와 민족적 자주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그것이었습니다.

회고해 보면, 처음부터 한국기독교는 한국민족의 역사 속에 깊이 들어 왔습니다. 당시 인구의 2%도 안 되는 그리스도인들이 3ㆍ1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 하였습니다. 초기 한국 기독교는 나라가 어려움에 직면하였을 때, 한국역사의 중심과 전면에 서서 자주적이고 책임적으로 역사와 민족을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3ㆍ1운동의 영향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3.1 운동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아 4ㆍ19혁명과 민주화 운동이 있었고 통일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공은 역사의 한복판에서 신앙을 살았고, 역사를 자주적. 책임적으로 형성하는 신학을 추구하였습니다.

장공은 고대민족사에 관심과 해석을 함에 있어서도 돋보였습니다. 수메르 문명의 발상지인 우르 지역을 포괄하는 광대한 민족의 뿌리, 고조선의 위대한 정치 종교 문화, 부여족과 고구려의 웅대한 기개, 삼국시대의 자주적 기상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통일 신라시대부터 민족적 자주의식을 상실하고 사대주의에 빠졌다고 관찰하였습니다. 장공은 한국민족의 구원의 역사를 전개함에 있어서 ‘예수상’을 한국역사에 아로새기는 일이라고 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방면에서 한국역사자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변화함으로써 한국민족의 자주성이 실현된다 고 보았습니다.

종교개혁은 진행형

장공은 종교개혁이 계속되어야 할 당위성을 말씀합니다. 교회자체는 항상 개혁하는 존재입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은 개신교가 부르주아적 기독교를 형성한 데 반하여 현대는 프롤레타리아 근로자 계급이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였습니다. 한국교회의 성격과 체질은 부르주아적이지만 교인 대다수는 민중입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민중이 교회밖에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민중, 근로대중 편에 선 교회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임을 기억하고 거기에 걸 맞는 교회개혁을 승계하여야 하는 역사적 의미와 과제가 있습니다.

회고하면, 장공은 현대적인 성서해석 방법론을 최초로 한국에 소개하였습니다. 장공은 성서적 진리를 교리적 족쇄에서 구해내고, 교회를 교권의 전횡에서 구해낸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의 종교개혁자였습니다. 당시 한국교회의 무지와 몽매, 왜곡된 교리주의, 교권주의자들의 농성장으로부터 구하여 낸 것은 장공의 자주적 용기와 개혁자적 정신이었습니다.

오늘의 교회는 어떠합니까? 한국교회는 분열 이후 60여 년 동안 바리새적 율법주의와 사두개적 교권주의에다 헤롯당의 정치지원에 안주하고 농성하면서 맘몬 왕의 노릇을 하는 자본주의 경제성장 원리에 기초한 ‘교회성장신화’를 내세우면서 자기 몸 불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장추세도 멈추고, 사회적 비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 2세기에 민족 자주성과 역사의식이 사그라져가고 있습니다. 장공의 유산, 예수의 역사적인 삶을 통해 보여 준 새 복음이해와 개혁적인 진리와 정의, 사랑과 심판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하여야 할 때입니다.

특히 남북관계개선에 대하여 장공의 진언을 들어야 합니다. 남북한 정부는 민족자주와 정신에 기초한 통일국가 형성을 위하여 과거를 반성 청산하고 성 실하게 대화와 교류에 임하여야 합니다. 북한을 소외시키는 외교전략 보다는 포용하고 용서와 화해의 역사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장공은 남북통일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민주적으로 합작하는 날에 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아마도 미국이 자유, 평등, 민권과 인권의 나라로서 메시아 왕국의 비전을 역사 안에 실현하려는 기독교 정신을 발휘하여야 할 것이라고 서거 반 년 전(1986. 7.19)에 전한 유언 같은 예언적 말씀을 했습니다.(<장공전집> 18. 458이하)

마치며 : 성서본문 이해

골로새서의 말씀은 내 생명이 주안에 “감추어져 있다”고 영어로 has been hidden 현재완료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함께”라는 말씀 이 세 번 나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고, 우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 있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나타날 바로 그 영광의 날을 바란다고 했습니다. 주안에 감추어진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명을 확인하며, 생명위주로 영원한 생명을 가져 옵니다. 생명의 주, 그리스도는 만유 시오 만유 안에 계십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의 고별담화에서 아버지와의 연합, 그리고 하나님과 예수와 그 제자들과의 연합에 대하여 말씀합니다. 예수께서는 자기대신 안내자이며 보혜사 성령을 보내실 것을 약속하셨고, 성령은 그들 가운데 예수 사역을 계속하게 합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14:6)는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존재의 근거인 하나님의 심장 속으로 인도하는 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신학적 및 인간적 성실성을 지니고 우리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 게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게 하신 생명입니 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주님이라 부르며 그리스도라 부르며 우리에게 하나님을 보여 준 분이라고 증언합니다.

죽음 이후는, 그러므로 창조주 자신이 긍휼/자비 때문에 우리를 다시 만드시는 것, 재창조와 새 창조를 자신의 통치영역(자신의 집 : 우주) 안에서 이루시는 것입니다. 끝없는 안식가운데 있는 장공 김재준 목사님의 29주기에 평화와 위로의 하나님의 은총의 손길을 기다리며…유가족들과 여기 둘러선 성도들께 위로와 은혜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제26호] 2016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