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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3호] 추모기도 - 장공 김재준 목사 17주기 추모예배 추모기도 / 하태영 목사

작성자
changgong
작성일
2017-07-04 19:29
조회
985

[제3호] 추모기도

장공 김재준 목사 17주기 추모예배 추모기도

하 태 영 목사
(한신대학교 총동문회장)

존귀하신 하나님!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성육신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혼돈과 질곡의 역사 가운데서 샛별처럼 빛나는 말씀으로 우리들의 영혼을 살아있게 하시고, 양심의 귀를 열어주시는 은혜 감사 드립니다.

우리의 스승이시며, 험난했던 시대의 등불이셨던 장공 김재준 목사님께서 주님의 품에 안기신 지 1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늘 우리는 믿음의 표상이셨고, 시대의 양심이셨던 김 목사님을 그리워합니다. 맑은 영혼과 정갈한 삶과 곧은 심지로 사셨던 목사님을 더욱 그리워합니다. 잔잔한 미소 가운데 깊은 사색을 담았던 목사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함에도 지나간 일은 망각 속에 묻어버리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리는 염치없는 저희들이기에, 주님께 우리의 허물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우리의 망각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시류에 편승하여 사는 것을 지혜로 여기는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또한 곧은 심지와,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열정과, 내일의 소망을 가꾸며 살지 못하는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원하옵기는 우리도 앞서 가신 목사님을 본받아 실망과 좌절과 혼돈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부단히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시는 주님을 굳건히 의지하게 하시고, 우리들 인생의 풍파 또한 선한 열매로 무게를 더하게 하시며, 병들고 지치고 소멸해 가는 진통의 날들 속에서 향기로 숙성하는 결실을 맺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들의 가슴속에서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고자 하는 열정이 자꾸만 해이해지는 이때, 진정 믿음의 열정과 정의의 순수함을 회복하게 하시며, 이 땅 백성들의 심령 깊은 곳에 쌓여만 가는 불신과 분노의 응어리에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의 영혼 또한 정화시켜 주옵소서.

자비하신 주님! 김 목사님을 추모하는 이 시간, 우리들의 지성과 양심이 진리의 빛을 향하게 하옵소서. 생명의 빛, 지성의 고뇌, 진실과 겸양과 낮아짐의 미덕을 상실해 가는 저희들이,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중심을 잃고, 저마다 더 큰일을 하겠다며 분주하고, 이미 누리는 자가 되어 바리새인들보다 더욱 완고해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시고, 오늘의 교회들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깨우쳐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땅의 교회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인간성을 되찾게 하시고, 빛을 잃은 시대의 등불이 되게 하시오며, 눈앞의 작은 이익에 이끌려 미래를 잃지 않게 하옵소서.

비옵기는 이 세상에 남겨진 목사님의 가족들을 강건한 믿음으로 지켜주시고, 후학들 또한 한결같은 걸음으로 복음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목사님께서 헌신하셨던 한신대학이 사랑과 진리 가운데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축복하옵소서.

오늘의 순서를 복되게 하시기를 비오며, 영원한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니다. 아멘.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2004년 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