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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6호] 권두언 - “그리운 장공의 우의적 견책” / 김광집 목사

작성자
changgong
작성일
2017-07-05 10:43
조회
780

[제6호] 권두언

“그리운 장공의 우의적 견책”

김광집 목사
(본회 편집위원장 / 공덕교회)

형제가 잘못 했을 때 그 형제의 잘못을 막기 위하여 사적(私的)으로 타일러 주는 이른바 ‘우의적 견책’(友誼的 譴責)이라는 예언자적 전통이 구약시대 이래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는 그릇된 길로 가는 형제를 옳은 길로 이끌어 주는 일로써 형제애를 드높이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요, 이 시대 모든 기독자들이 지녀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들이 진정 형제를 사랑한다면 형제의 잘못을 방관해서는 안 되며 그릇됨을 지적하고 타일러 고쳐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 소중한 우의적 견책의 전통이 요즘에 지켜지지 않음은 물론 사라지고 있다. 이는 예언자의 정위(定位)를 지키지 못하는 오늘의 기독교 지도자들 곧 우리들의 잘못이다. 우리들은 흔히 바쁜 생활에서 타인의 일까지 간섭할 이유가 없다 하며 타이르지 않는다. 또한, 잘못한 사람의 체면을 생각할 때 타이를 수 있느냐 하여 타이르지 않는다. 또 부모들은 애처롭다고 생각하여 오냐 오냐 하며 자식의 잘못을 넘겨 버린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재는 양심의 잣대가 없어지고 있고, 그릇된 사람은 그릇됨을 의식하지 않고 그릇됨에 익숙해 살 뿐이다. 참으로 걱정이다. 우리의 걱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타이를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죄스러움도 걱정이거니와 이에 더하여 불미스러운 일들이 교계에 계속 터지고 있어 야단이다. 남의 잘못을 아는 순간부터 냉혹하게 헐뜯으며 대화의 대상에 올려놓고 심판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런 자세는 그리스도적인 사랑도 아니며 잘못을 타일러 주는 예언자의 정신도 아니다. 우리가 진정 형제 살리기를 원한다면 불트만이 말한바「서로를 위한 있음」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겠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상반되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오류를 개별적으로 타일러서 시정해 주는 예언자적 자리로 돌아가야 하겠다. 그리고 잘못한 형제를 위해서 먼저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며 또한 기도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타일러 옳은 길에 서도록 도와야 하겠다.

장공 김재준 목사님에게는 항상 우의적 견책이 있었다. 장공을 가까이 모셔 본 사람들이나 장공으로부터 아호나 휘호나 사신(私信)이나 성탄카드를 받은 사람들치고 그분의 자애 넘치는 충고와 견책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장공께서 주신 견책이 자신들의 인생을 세우고, 학문을 세우고, 목회를 세우고, 가정을 세우고, 정치를 세우는데 있어서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자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장공의 부드러운 음성과 자태와 간명한 글들에는 항상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금 옷깃을 여밀 마음을 갖게 하며, 사명의 처음 자리로 돌아갈 마음을 갖도록 우리를 고혹시킨다. 장공 탄신 100주년 기념문집 3권에 실린 이 시대를 파수하는 50여 분의 장공 이야기가 이를 너끈히 증명한다. 이들의 긴 이야기를 한 마디로 줄여 본다면“장공의 우의적 견책이 있었기에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을 뒤이어 저희가 우의적 견책의 사명을 다 하겠습니다”하는 것일 것이다. 장공의 우의적 견책이 그립다. 우의적 견책을 무리 없이 이행하시던 그의 슬기에 목이 탄다. 타일러 형제를 일으켜 보자!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제6호] 2007년 6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