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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23호] 시 - 닭이 되어야겠다 / 전재동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11 14:31
조회
730

[제23호] 시

닭이 되어야겠다

전재동


아직도 어두움은 남아 있는데 검은 껍질은 그냥 남았는데
시몬의 가슴에 불을 지른 닭의 울음은 있어야겠는데
너와 너희들은 아직도 잠이 들었는데
너희들끼리의 세대는 껍질 속에 묻혔는데
방황과 허무에 불을 지른 예루살렘의 닭은 있어야겠는데
밤을 울어 목이 터져도 모가지에 피가 엉켜 꽉 막혀와도
내가 이젠 닭이 되어야겠다.
이 죽음의 세대를 울어야겠다.
깨어나지 못한 이웃을 위하여 어둠에 눌러 앉은 형제를 위하여
홰를 치고 우는 닭이 되어야겠다.
주여, 가슴 속에 불을 울게 하소서.
피의 온도만큼 뼈의 빛깔만큼 진실하게 하소서 시몬의 가슴이 되게 하소서.

☞ 전재동 시인이 1969년에 쓴 시로 안병무가 “야도(夜禱)”에서 인용(《현존》,1974)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