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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65) 평양 3년 – 평양에서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25 15:31
조회
666

[범용기] (65) 평양 3년 – 평양에서

나는 집에 돌아오자 더 오래 집에 있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갖게 되었다. 그때 한경직, 송창근 다 평양에 있었기에 덮어놓고 그리고 가 볼 작정이었다. 나는 서울을 거쳐 평양에 갔다. 그때 송창근 형은 산정째교회 강규찬 목사님 후임으로 예정되어 그 교회 전도사로 있으면서 성경강사로 몇시간 나가는 중이었다. 교회에서 제공한 그의 사택이란 무너져야 할 짜부라진 기와집이었다. 객실, 서재, 침실을 겸한 ‘사랑채’ 단칸방은 불이 안들어 장판에 물이 질퍽하고 곰팡이 나고 썩어 있었다.

식구들은 부엌에 달린 안방에 모여 지냈다.

나는 이 사랑방에서 한 두달 지냈다. 그 바로 옆에 산정째 장로 김동원씨 이층 벽돌 주택이 있다. 이 허물어지다 남은 기와집도 그의 소유다.

그때 한경직은 숭인상업학교에서 성경교사 겸 교목 그리고 기림리교회 임시목사로 있다가 2천명 출석교인을 가진 신의주 제이교회 담임목사로 가게 되었다.

나는 무직자였다. 그때 장로교 총회 종교부 총무로 서울에서 서북교권의 대변자겪이었던 ‘정인과’ 목사가 잠시 평양에 내려왔다. 그는 일부러 나를 만났다. 서울서 자기와 함께 문서선교산업에 종사할 것을 제언했다. 나는 생각해 대답한다고 여백을 남겼다.

얼마 후에 숭실전문학교 ‘매쿤’ 교장이 나를 부른다. 내가 숭전 채플에서 이야기한 후 몇일 후일이다. 그는 나를 숭전교수로 와달라고 청한다. 당장 대답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두 주일 후에 가부를 확답한다고 했다. 숭전에 여자부를 신설해서 학원을 확장하려고 총독부에 청원했는데 불원간 인가가 된다고 장담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내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여간 두 주일 안에 화답하기로 약속했다. 나는 내막을 알아보았다. 총독부에서 숭전에 관한한 확장은커녕 폐교까지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메쿤의 교장직도 풍전등화라고 한다. 어쨌든 메쿤 박사의 과대선전 버릇은 나도 짐작한 바였으나 한주일 후에 편지로 거절 통고를 보냈다. 메쿤 박사는 나를 ‘디너’에 초청하고 단독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못한다고 뻐쳤다. 그는 함경도 고집 못쓰겠소 하면서 노했다.

김동원 장로의 주선으로 귀국 강연회란 것이 얼렸다. 강사는 나 혼자다. 나는 예수의 광야 유혹에 대한 이야기를 한 시간 했다. 청년학생들의 반응은 괜찮은 것 같았다. 그러나 선동적 웅변적인 연설을 기대했던 김동원 영감은 실망한 기색이다. 말하자면 앞에 내세울 인물이 못된다고 평가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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