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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5권] (136) 輓章文記(만장문기) - 시인의 마음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10-23 08:04
조회
1904

[범용기 제5권] (136) 輓章文記(만장문기) - 시인의 마음

西獨(서독)의 志友(지우) 金文煥(김문환)(詩人 民主運動家)이 ‘長空論’(장공론)을 보내온지도 만 1년이 됐다. 이 글을 내가 내 책을 실린다는 것은 어색하다.

원래 人物評(인물평)이란 것은 그 사람의 관뚜겅이 덮인 다음에 나와야 하는 것이 옛날부터 일러오는 ‘속담’이다.

그러나 중국의 漢王朝(한왕조) 때는 人物登用(인물등용)에 있어서 그 사람에 대한 人物評(인물평), 그 사람의 사람된 자체부터 충분히 논평되어야 한다는 습속도 있었다고 한다. 인물평에서는 선ㆍ후가 그리 명확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문환 님의 장공론을 공개한다. 그것은 나 자신의 언행에 대한 반성과 단속과 정진을 위하여 엄숙한 경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不望祿(불망록)으로 간직한다는 의미에서 책에 기록해 두는 것이다.

긴 하늘에 한줄기 빛이 흐르는 밤이면

<長空論>

훨씬 커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늘만큼 솟아
공연한 일로 죽이고 다툼질하다
이윽고 흙덩이로 쓰러져가는
그 모습을 내려다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훨씬 알차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늘만큼 참아
억울한 일로 꿇리고 당근질 받다
이윽고 씨알로 영글어가는
그 보람을 맺고 싶었는지 모른다.

훨씬 너르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늘만큼 비워
어둠에 묻힌 씨알들이 이윽고 눈을 떠
끝간데 없이 퍼져나갈
그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제법 깊은 여울 앞에서 망설이는 아낙네들 등에 업어 건네다 주고 인사도 듣는 둥 마는 둥
내쳐 걷는데 같이 가던 돌중이 아낙의 몸을
만졌다고 시비하면 “나는 벌써 잊었는데
자네는 아직도 그 아낙 생각을 하는가” 대답하는
그런 허허로움으로 모든 잘난 것들을 허깨비로
만든, 영원을 향한 기나긴 비움.
“유일한 하늘빛에의 창구”1)

긴 하늘에 한줄기 빛이 흐르는 밤이면 빛나는 唐宋(당송)의 노래를 老莊(노장)과 읊으며
“하늘에 통하는 길을 찾아 올라가는”2)
키 작은 神仙(신선)이 내 손을 잡는다

(1981. 9. 21)

① 장공은 그리스도를 그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제3일, 통권 104회). 그러나 그들의 제목인 “예언자의 성격과 사명”이 의미하듯이 이 표현은 곧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가리킨다. 장공은 바로 이의 구체화였다고 생각된다.

② 장공은 한 私信(사신)에서 자신의 근황을 이렇게 알린다. “지금 80고개를 넘었기에 모든 운동이나 단체의 前線(전선)에서는 은퇴했고 혹시 어디 會合(회합)에 나가도 침묵의 무게 구실이나 하는 것이고 하니 남은 날들을 서재에서 하늘에 통하는 길이나 찾아 올라갈까 하는 것입니다. 요새 東洋道家(동양도가)들의 사상과 唐宋明元等(당송명원등) 世紀(세기)에 빛나는 中國詩人(중국시인)을 읽으면서 때때로 글씨도 쓰곤 합니다. 悠悠自適(유유자적)이랄까 ‘翁’의 숨은 즐거움이외다(1981. 5. 11)”. 이 글은 장공의 이 편지에 대한 감회가 동기가 되어 5월 27일 예수승천절을 하루 앞둔 날에 초고의 모습을 갖추었다. ‘제3일’ 휴간호를 받고 손질을 마치다. (金文煥)

뵙고 싶은 목사님께

편찬으시단 말씀 듣고 걱정하던 중 보내주신 「凡庸記」 반갑게 받자와 읽었습니다. 제게까지 닿은 인연의 기원을 알고 생각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목사님께서 구사하신 여러 절묘한 표현들에 감탄하면서 그중 몇몇을 추려 독후감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웃어주시고 속히 건강함을 되찾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또 소식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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