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북구 인수봉로 159
02-2125-0162
changgong@hs.ac.kr

장공의 글

[범용기] (101) 간도 3년 – ‘만우’의 옥고 – 후일담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31 11:25
조회
654

[범용기] (101) 간도 3년 – ‘만우’의 옥고 – 후일담

1937년엔가 만우는 수양동우회(국내에서의 흥사단) 사건으로 종로경찰서에 구금되었다. 늦은 가을이었다. 그때 나는 간도에 있었다. ‘일제’가 한국에서 민족의식과 민족문화를 온전히 말살하려고 몸부림치던 때였으니만큼 안창호 선생 관계의 ‘흥사단’을 가만둘 리가 없었다. 이광수, 주요한, 한승인, 백영렵 등 수십명이 구치되었다.

종로경찰서 유치장 음산한 세멘바닥에는 다 부서진 들창을 뚫고 초겨울 눈이 눈보라 되어 들이닥친다. 몸에 걸친 것은 때 묻은 여름 고이 적삼뿐이다. 밤낮 떨며 지낸 40일은 ‘연옥’도 밑바닥이었다고 ‘만우’는 말했다.

“젊어서는 그까짓 것 했었는데 사십이 넘고 보니 천하 못할 일이었다”고 ‘만우’는 술회하는 것이었다.

사모님이 면회하러 부산서 서울에 오셔서 그때 서울 어느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채필근을 찾아 갔었단다. 일자무식의 촌할머니가 면회절차를 알 까닭이 없었다. 채필근은 만우 형의 고향교회를 십년이나 목회한 목사였고 거기서 뽑혀서 선교부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도 할 수 있게 된 사람이다. 일본 유학 중에도 ‘만우’와는 고락을 같이한 선후배였다.

그런데 채필근은 종시 외면하고 아는체 하지 않았단다. 사모님은 울면서 거리를 방황하다가 어떤 이의 친절로 면회는 하셨다지만 ‘만우’는 그것이 그렇게도 노여웠던 모양이다.

“죽은 순간에도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어”하고 내게까지 다짐하는 것이었다.

나는 누그러진 마음으로 “성격이 비겁해서 그랬겠지 본심이야 뭐 그랬겠소? 잊어버리소” 했다.

만우는 아무 말도 없었지만 끝내 메스꺼운 표정이었다.

전체 966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추천조회
공지사항
[귀국이후] (1) 머리말 - 범용기 속편
장공 | 2019.02.14 | 추천 0 | 조회 8651
장공2019.02.1408651
공지사항
[범용기 제6권] (1601) 첫머리에
장공 | 2018.10.29 | 추천 0 | 조회 9138
장공2018.10.2909138
공지사항
[범용기 제5권] (1) 北美留記(북미유기) 第七年(제7년) 1980 – 설날과 그 언저리
장공 | 2018.10.01 | 추천 0 | 조회 8724
장공2018.10.0108724
공지사항
[범용기 제4권] (1) 序章 - 글을 쓴다는 것
장공 | 2018.04.16 | 추천 0 | 조회 9331
장공2018.04.1609331
공지사항
[범용기 제3권] (1) 머리말
장공 | 2017.10.10 | 추천 0 | 조회 9760
장공2017.10.1009760
공지사항
[범용기 제2권] (1) 머리말
장공 | 2017.08.02 | 추천 0 | 조회 9655
장공2017.08.0209655
공지사항
[범용기 제1권] (1) 첫머리
changgong | 2017.06.26 | 추천 0 | 조회 10952
changgong2017.06.26010952
109
[범용기] (109) 조선신학원 발족 – 설립자의 고충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927
장공2017.07.310927
108
[범용기] (108) 조선신학원 발족 – 진영과 학생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893
장공2017.07.310893
107
[범용기] (107) 조선신학원 발족 – 개원식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882
장공2017.07.310882
106
[범용기] (106) 조선신학원 발족 – 조선신학원 발족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784
장공2017.07.310784
105
[범용기] (105) 조선신학원 발족 – 아버님 별세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805
장공2017.07.310805
104
[범용기] (104) 조선신학원 발족 – 조선신학원 인가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763
장공2017.07.310763
103
[범용기] (103) 조선신학원 발족 – 신학교 설립사무부터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945
장공2017.07.310945
102
[범용기] (102) 조선신학원 발족 – 김대현 장로님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763
장공2017.07.310763
101
[범용기] (101) 간도 3년 – ‘만우’의 옥고 – 후일담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654
장공2017.07.310654
100
[범용기] (100) 간도 3년 – 식구들은 다시 ‘창꼴집’으로
장공 | 2017.07.31 | 추천 0 | 조회 642
장공2017.07.310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