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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110) 조선신학원 발족 – 전농정에서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31 15:42
조회
886

[범용기] (110) 조선신학원 발족 – 전농정에서

혜원을 소학교에

전농정에 살 때 나는 매 주일 청량리교회에서 설교했다.

1942년 혜원이 만 여섯 살 됐기에 감리교에서 경영하는 동대문 소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래도 사립학교가 좀더 ‘우리’와 가까운 상태가 아닐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때 학교에서는 조선말 사용 엄금이었고 사용자에게는 엄벌한다는 정책이었다. 혜원는 자기도 학교 간다고 좋아서 참새처럼 깡총댔다. 그런데 저녁에는 풀이 죽어 축 늘어져 온다.

선생이 일본말로만 이야기하는데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이들끼리서도 조선말로 하면 한마디에 일전씩 벌금 내라면서 상급반 아이가 순사처럼 무섭게 굴더라고 했다.

‘나라 없는 어린 것’ 눈물 없이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몇 달 다니더니 제법 일본만을 지꺼렸다. 여섯달 후에 그 사립소학교가 없어졌다. 그래서 동덕소학교에 전학시켰다.

동덕소학교 교무주임은 어린이문학 작가여서 나와는 다소 통하는 데가 있었다.

혜원의 담임선생이란 젊은이도 좋은 사람 같았다.

관용이 나고

1943년 전농서 뚝섬에 이사하기 바로 전에 아내가 해산했다. 역시 내가 학교에 간 동안이었다. 저녁 때 학교에서 와보니 아내가 안방 다락 속에 누워 있었다. ‘아들’을 났다면서 갖난 애기를 보여 준다. 옆집 아주머니가 산파도 부르고 산모도 건사해 주었다 한다.

사흘이 지났지만 산모는 젖이 나지 않는다. 쌀밥에 미역국도 소용없었다. 세부란스에서 ‘인턴’으로 있는 ‘하용’ 조카가 ‘모리나가(森永粉乳) 분유를 얻어와서 아껴가며 먹었다.

큰조카(利鏞) 결혼하고

일본 동경서 법정대학을 마친 큰조카(利鏞)는 만주국의 ‘합작사’ 전국연합회에 취직해서 자기 약혼자를 데리고 임지로 가는 길에 전농동에 들러 우리집에서 간단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영주 목사가 주례했다. 그리고 곧 하르빈으로 떠났다.

일년 후에 아들을 나서 작명을 해왔기에 ‘삼열’(三悅)이라고 불러 보냈다.

창꼴집 없어지고

식구가 이리저리 다 흩어진 다음에 ‘창꼴집’은 빈집처럼 스산했다. 부모님 다 가시고 외동딸 시집가고 아들 셋이 다 떠나 있고 육순에 가까운 형님 부부만이 남았다.

그래서 형님은 집을 팔고 하르빈의 맡아들을 따라갔다. ‘창꼴집’은 가재골 사람이 샀다고 들었다.

관용과 ‘엄마’

갖난애기 이름은 ‘관’(寬)이라 했다. 어려운 때에도 ‘너그러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애가 봉사심이 많은 것 같았다.

방이 추워서 애기 누일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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