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2권] (14) 해방직전 “일제”의 발악상 – 처음보는 B29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07 11:23
조회
923
[범용기 제2권] (14) 해방직전 “일제”의 발악상 – 처음보는 B29
우리는 어디 우리 교회당 안에 신학원을 옮길 수 있을까 싶어 우선 승동교회에 가 봤지만, 딴데서 빌리기로 했다면서 거절한다. 새문안 교회당을 보았지만 교실로 매일 쓸 고장은 없었다. 나는 한참 앞마당을 서성거렸다.
갑자기 공습경보가 울려온다. 모두 숨으라는 것이다. 숨을 자리도 없고 해서 나는 여전히 앞마당을 거닌다. 하늘높이 B29가 큰 고래처럼, 날개도 없이 간다. 뒤에는 천사의 옷자랑인양 흰구름이 늘여졌다. ‘일군’들의 고사포 소리가 딱총 같이 따닥거린다. B29는 성층권을 가는데 일본군 고사포는 삼각산보다 조금 높을까한 공중에서 터진다.
나는 이상하게 흐뭇해졌다.
“승부는 이미 끝난지 오래구나!”
저기서 내리 퍼붓는 폭탄 속에서 일본도 뽑아 냄새맡는다고 별수 있겠나 싶었다.
신학원을 옮길 우리 교회당은 찾지 못했다. 그런대로 정동 일본기독교 회당에 눌러 앉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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