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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2권] (8) 해방직전 “일제”의 발악상 – 성경교본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07 10:01
조회
1582

[범용기 제2권] (8) 해방직전 “일제”의 발악상 – 성경교본

총독부에서는 성경교본이란 것을 만들었다. 박영출 등 친일목사들이 심부름했다.

구약의 ‘메시야왕국’이란 것은 유대민족의 세계적 지배권을 말한 것인데, 그것은 ‘천조대신’의 세계통치의 신칙(神勅)과 위배되지 않느냐? 구약에도 ‘무시간적, 추상적 교훈’이 많으니 그런 것만 골라서 교본을 만들고 그것만을 가르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위 구약전공이라는 나로서는 그런 유치한 짓은 할 수가 없엇고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구약강의에 할애했다. 형사들이 와서 묻는다. “구약교본 대로 가르치시나요?”, “교본이 무언데?”

나는 말했다. “구약에는 시대적인 예언과 미래적인 예언이 있지만, 그 정리는 예수가 이미 해 놓았으니 당신들이 수고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무슨 말인지요?”

예수님이 “‘옛사람은 이렇게 말했으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하고 말씀했는데 그 옛 사람의 말이란 것은 ‘구약’의 의미한 것이오.”

그들은 벙벙해진다. “우리 또 궤변에 걸려든게 아닌가? 성결교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같던데…….”

그후부터 형사 한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에 와 있었고 헌병대에서는 “저도 공부하러 왔습니다”하고 한시간도 빼지 않고 강의를 듣는 것이었다.

감리교신학교에서는 구약교본대로 가르치기도 안 됐고, 그렇다고 뻐졌하게 구약강의를 계속할 수도 없어서 구약시간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감리교 재학생으로 우리 학원에 구약강의 들으러 오는 학생이 5, 6명 있었다. 나는 정규학생으로 받았다.

어느날, 감리교신학 당국에서 회담요청이 왔다. 나는 시내 중간지점 다방에서 만나자고 했다. 약속대로 모였다. 감리교 신학에서는 3, 4명 교수가 왔다. 조선신학 측에서는 내가 혼자다.

“같은 시내 동업자 끼리서 상대방의 재적 학생을 그 학교당국의 양해없이 마구 받는다는 것은 곤란한 처사가 아니겠오!”

“나는 그들이 ‘감신’을 퇴학하고 온 줄 알고 받았는데 재적생이라면 재고해야 하겠지요!”하고 군색한 대답을 했다.

결국, 제적증명, 성적표 등등 서류를 갖춰갖고 오는 학생만 받기로 타협했다.

우리 학원에 왔던 학생도 도루 ‘감신’으로 가고 새로 오는 사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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