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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2권] (28)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만우의 자택 감금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11 09:31
조회
684

[범용기 제2권] (28)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만우의 자택 감금

그후부터 자택감금 상태여서 아무도 얼신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도농에 피난해 있었다. 하루는 신양섭이 도농에 찾아왔다. 그는 우리 졸업생으로서 ‘기독교연맹’ 맹원으로 가장하고 있었다. 그 덕택에 저쪽 소식을 적어도 한주일쯤은 앞당겨 알아낸다. 그리고서는 송창근 학장과 도농에 있는 나에게 전한다. 그는 자전거 타고 40리길을 한주일 두세번 다녀간다. 겁 없는 친구다. 그는 이렇게 전한다.

“전쟁은 말기현상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저애들은 초조하게 발악합니다. 오늘은 송목사님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송목사님이 김천교회를 목회할 때 집사로 있던 ‘박철’이란 사람이 김일성이 지명한 이남국회의원격인 인민대표자의 하나로 월북한 일이 있었는데 그자가 이번에 서울 와서 송목사님을 찾아 뵙고 사연을 말하더랍니다. ‘제가 송목사님 신분과 안전을 절대 보장합니다. 안심하고 댁에 계십시오. 그리고 다른 교수들의 안전도 절대 보장합니다. 다들 돌아와서 다시 신학교를 맡으라고 하십시오!’” 했다는 것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 이튿날, 신학교 건물을 접수하여 지키고 있던 ‘민청’ 아이들을 당장 몰아내고 모든 재산과 관리권을 송목사에게 도루 맡기더라고 했다.

송목사는 혼자서 그 건물을 맡아 돌아보노라니 외로워 견딜 수 없었다면서 ‘장공’을 데려오라고 해서 일부러 왔습니다 한다.

나는 갈 생각도 있었지만, 그때 역시 악성 말라리아에 걸려 매일 떨고 있는 판이었고 못 먹고 쇠약해서 일어서다가 까무러치기도 하는 형편이어서 40리를 걸을 자신이 없었다. “몸이 좀 나으면 간다고 송목사에게 알려라” 하고 돌려보냈다.

성결교회 신학교도 접수되고 박현명 목사 등도 숨어 있었는데 송목사는 일부러 박현명 교수를 찾아가서 한신재단 반환된 얘기를 하고 ‘박철’을 만나라 했단다.

그대로 해서 성결신학교도 되찾고 박현명 교수와 다른 선생들도 학교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한주일 지나서였다. 신양섭은 다시 도농에 왔다.

“목사님, 그때 서울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서울 안 목사 40여명이 몽땅 잡혔습니다.”

인민군정부에서는 종로 YMCA회관에서 목사들 주최로 대대적인 ‘미영격멸대회’를 열라고 지령해 왔었는데 유호준ㆍ김종대 등을 주최자로 강제 등장시켰고 송창근 목사도 단위에 앉히라고 강권하더라는 것이다. 송목사는 청중들 틈에 끼어 앉았었지만, 안고 밀고하면서 단상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시종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시민이래야 모두 소개하고 몇사람 없는데 늙은 할머니들이 수십명 나와 앉았더라고 한다.

그 모임은 완전 실패였다. 그 후부터 목사 잡기 운동을 벌여서 우선 김재준부터 잡으려고 동자동을 비롯하여 있음직한 곳은 모조리 찾아다녔단다. 사람들은 김재준의 행방을 물어도 ‘모른다’고만 대답한다. 나는 도농에로 떠날 때 동사무소에 소개지 주소를 정직하게 써 놓고 왔으니까, 그것만 들춰봐도 알법한 일이었지만 그건 건드리지도 않더라는 것이다. 모두가 엉터리 주소를 써 놓았기 때문에 나도 예외가 아니리라 생각한 모양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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