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2권] (25)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사라’ 얘기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11 08:22
조회
615
[범용기 제2권] (25)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사라’ 얘기
6.25 동난 바로 전이었다. 맞사위 ‘신영희’ 의사와 ‘정자’는 도농에서 적산집을 접수하여 개업하고 살림도 그집 윗층에서 했다. 하루는 정자가 첫딸 혜림을 업고 동대문 시장에 갔다가 길에서 노랑색 진돗개 새끼를 사 왔다. 혜림애가 하두 떼써서 샀다는 것이다. 그런데 2층 아파트에서 개를 기를 수는 없었다며 우리집에 갖다 놓았다.
나는 이름을 ‘사라’라 지었다. ‘사라’는 몸집이 작고 귀가 뾰족하게 치솟고 뒷배는 홀쪽하고 다리는 봄 비례로는 긴 셈이었다.
그는 일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침 일찍부터 내 방문을 긁는다. 열면 곤두박질하며 매달려 낯이고 손이고 마구 핥는다. 말귀도 제법 알아듣는다.
서울역 광장이 폭격된 다음날 우리는 좀더 안정한데를 찾는다고 아현동 재종네 재한(在翰)이네 가서 하룻밤을 지냈다. ‘사라’ 건사는 옆방 박봉랑 목사 사모님에게 부탁했다.
아현동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지냈다. 안전도는 예나 제나 마찬가지였다. 그 이튿날 우리는 동자동으로 돌아왔다. 사라는 그 동안 한 입도 먹잖고 있었다. 옆집에서 정성껏 차려준건데도 먹지 않더라는 것이다. 배가 홀쪽했다. 나를 보고서 미친 듯 반가워했다. 딴 그릇에 밥을 줬더니 정신없이 먹는다. 방공호에 들어갈 때면 의례 따라 들어와 내 무릎위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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