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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2권] (35) 부산 피난 3년 – 항서 교회당에 짐 풀고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16 15:06
조회
493

[범용기 제2권] (35) 부산 피난 3년 – 항서 교회당에 짐 풀고

이북 민주시민의 남하, 서울시민의 부산피난은 일종의 ‘민족이동’이었다. 기독교 신앙으로 본다면 ‘Exile’이라 하겠다.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 생활과 비슷한 유형이다.

이번에는 미국 선교사들이 앞장서서 교직자와 그 가족과 신도들의 피난을 주선한다. 출발 날자를 운반할 기차도 미리 교섭하여 우리에게 통고한다.

어찌나 갑작스러웠던지 우리는 그야말로 ‘허둥지둥’ 하찮은 보따리 몇 개와 이부자리를 꾸려 들고 정거장에 달려갔다.

기차가 떠나기는 했지만, 가지는 못한다. 황소걸음이다. 차 안에는 의자고 마루바닥이고 짐 얹는 시렁이고 없다. 모두 사람의 밀림이다. 기차 지붕 위도 사람으로 덮였다. ‘기차’가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덩어리’가 움직이는 것이었다.

너무 갑작스레 출발명령이 내렸기에 금호동 식구들에게 알릴 틈도 없었다. 그러나 정거장에 나와 보니 그들도 나와 있었다. 맏딸 ‘정자’가 재빨리 손쓴 것이 아니었던가 싶다.

기차는 여전히 꿈틀거린다. 그러나 종착역까지의 ‘스케쥴’은 없다. 식사가 문제다. 길가 농가에 들어가면 보리밥일망정 아낌없이 준다. 쌀도 있기만 하면 ‘선물’로 주기도 한다. 빈집이 있으면 누워서 잔다.

대구에서 많이 내렸다. 그러나 부산행이 거의 전부다. 초량에서도 내린다. 우리는 부산까지 간다.

부산에서는 교회당을 ‘피난민 수용처’로 내놓았다. 우리는 김길창 목사 교회 마루에서 숱한 선착(先着) 피난민틈에 끼어 하룻밤을 샜다. 며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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