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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2권] (55) 교권에 민감한 서울의 중견목사들과 한국신학대학 – 포탄껍질 줍기(彈皮回收)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24 08:30
조회
624

[범용기 제2권] (55) 교권에 민감한 서울의 중견목사들과 한국신학대학 – 포탄껍질 줍기(彈皮回收)

터뜨린 포탄껍질, 즉 ‘탄피’를 한군데 모아 놓으면 그것을 배에 실어갈텐데 모으는 임금은 톡톡히 지불한다고 8군에서 광고한다.

신학교에서 그거나 해 보라고 무역상하는 동지 ‘김창준’씨가 권한다. 김종대와 정대위가 동조하고 나섰다.

정대위는 신학교 측 대표로 외교에 책임을 진다. 일선현장에는 김창준과 김종대가 나가게 됐다. 현장에서의 인부 임금이 꽤 많이 들텐데 어디서 그 돈을 선대하나 하고 궁리를 한다.

그때 한양대 김연준 총장이 남부민동에 피난해 살고 있었다. 그는 자그마한 일본식 주택을 사 갖고 산다.

그는 자기가 ‘물주’노릇 한다고 자원했다.

나는 정대위, 김창준, 김종대 등과 의논했다. ‘안한다’고 설레설레 머리를 흔든다. 이해관계에서 그 사람을 당해 낼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윤보선 씨가 해수욕장 해변가에 피난해 있었다. 우리는 그에게 출자를 교섭하기로 했다. 거기에는 일본 부인이 한 사람 맨드름이 남아서 일본요리점을 열고 ‘도미회’(鲤사시미) 따위를 팔고 있었다. 샛빨간 도미를 산채로 바닷물 수조(물통)에 넣어 두고 주문받는대로 산 놈을 잡아 내여 토막토막 살을 어며서 손님들이 제 손으로 그 살점을 하나하나 떼 내 먹게 한다.

우리는 거기서 윤보선 씨를 초청하여 대접하면서 우리 요구를 진술했다.

돈은 탄피를 실을 때 청산할테니 몇 달 동안만 무이자로 빌려달라고 했다.

그는 승낙했다. 우리는 ‘아까메시’(赤飯)에 ‘아까다이’(步鲤)라는 행운의 요리를 즐겼다. 도미고기도 한면은 거의 다 뜯어 먹었다. 갑자기 그놈의 도미가 한자나 높게 뛰어 솟는다. 죽은 줄만 알고 맘놓고 뜯어먹던 우리는 깜짝 놀랐다. 사망에 대한 생명의 항거였다.

나는 일시 숙연해졌다.

여러 격전장을 더듬어 거의 두어달 김창준과 김종대는 수고했다.

넘겨줄 때 받은 돈은 수고한데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헐값이었다.

그래도 그것으로 윤보선 씨 빚을 물고도 몇 달 경상비가 보충됐다.

학교당국에서는 김창준 씨에게 정중한 감사패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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