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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2권] (46) 忙中閑 – 통영 앞바다 섬에서 하루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8-18 09:10
조회
681

[범용기 제2권] (46) 忙中閑 – 통영 앞바다 섬에서 하루

여름이었다. 한얼학교도 하기방학 동안이었다. 조향록, 주태익은 통영 앞바다 다도해를 누벼 거제도, 지신도의 명승을 탐방할 계획으로 나를 동반햇다.

속셈으로는 주태익의 실연(?) 고민을 발산시키기 위한 행각이었던 것같다.

그 당시 이승만 박사는 3선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었으며 부통령 선정에 갈팡질팡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교회적으로는 고려신학교 측과 그보다도 더 보수파라는 송상석 목사 등이 W.C.C.를 용공단체로 몰고 W.C.C.에 동조하는 나와 한국신학과를 ‘용공’으로 규정하는 팸프렛트를 써 냈었고 그것을 증빙서류로 하여 교회 교란, 국가반역 등 죄목으로 처단해 달라는 청원서를 어떤 국회의원을 통하여 국회에 제출한 일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위로하려는 호의도 겸한 것이었다고 짐작된다.

우리는 지신도인가 하는 아름다운 섬 백사장에서 여름빛을 몸으로 먹으며 즐겼다. 파출소가 있었다. 그 문앞에는 간판이 서 있었다.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이범석”이라 쓰여 있었다. “부통령 함태영”으로 됐다.

도민들은 이범석이 누군지, 함태영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투표하는 거요?”

“투표가 무슨 투표예요! 파출소에서 다해 주는데!”

“누가 무어되든, 우리게 무슨 상관입니꺼!”

우리가 거제도를 거쳐 부산에 돌아왔을 때 함태영은 ‘부통령’이었다.

이조말, 독립협회 사건으로 이승만 이상재 등등이 감옥에서 사형을 기다리고 있을 때, 함태영은 평리원 판사였다.

그는 민씨가문의 거의 절대적인 압력을 무시하고 아주 가벼운 형벌을 선고한 후 곧 석방했다.

이 박사는 그 은공을 갚는다는 의도에서 ‘함’ 옹을 등용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함태영 부통령은 정치적 실권자가 아니었다.

이 박사 ‘독재’의 ‘장식품’이랄까.

그래도 그에게는 품위가 있었다.

강성갑의 한얼학교에도 자주 찾아와서 격려했다. 아무 통고없이 나타난다.

지방경찰에서는 허둥지둥 달려와 경호의 책임을 진다. 지방순경과 부통령! 그것은 하늘과 땅의 사이었달까 그들은 아찔하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부통령의 소탈한 방문 때문에 ‘피난부대 교사진’의 위치도 드높아진다. 그래서 지방경찰이나 관청이나 시민들이 감히 ‘토백이’ 텃세를 부리지 못하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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