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2권] (108) 5ㆍ16 군사반란(1961) – 어둠의 아들들
[범용기 제2권] (108) 5ㆍ16 군사반란(1961) – 어둠의 아들들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는 속담의 유래는 잘 모르지만 ‘밤’이란 ‘미녀’가 ‘영웅’을 매혹시키는 시간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군사작전에 있어서 야습(夜襲)의 성공률이 높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박정희의 전략은 거의 전부가 ‘야습’, ‘불효공격’(拂曉攻擊)이었다. 5ㆍ16에서도 그랬다.
자다가 깬 때는 역사가 바뀐 뒤였다는 말이다.
밤은 어둡다. 밤에 흉계를 꾸미는 사람은 “어둠의 아들”이다.
‘밤손님’이란 도둑의 별명이 아닌가!
박정희는 좀처럼 국민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자기의 정체를 밤의 장막 속에 감춘다. 5ㆍ16직후, 앞에 나서서 떠든 사람은 장도영이었고 그는 정부수반이라기도 했다. 김종필도 나타났다 숨었다 했다. 그가 실권자라는 소문도 퍼졌다. 그러나 얼마 후에 장도영은 밀려났다고 한다. 그 후에 김종필도 밀렸다 붙었다 한다. 그렇게 붙였다 뗏다 하는 장본인은 어둠 속에 잠복한 껌정안경의 ‘두목’이란다.
얼마 안가서 박정희가 최고회의 의장으로 ‘데뷰’한다. 그는 “한국이 중병으로 위독하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응급수술이니만큼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얼씬 못한다고 선언한다. 집도(執刀)한 의사인 자기에게 맡기고 곁방에서 기다리기만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환자’를 가족에게도 친척, 친구에게도 돌려주지 않았다. 17년이 됐는데도 아직도 ‘집도’ 중일까? ‘환자’는 어쩌면 ‘일본’이란 납골당(納骨堂) 속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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