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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6권] (1618) Vision을 보는 세대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11-09 09:12
조회
985

[범용기 제6권] (1618) Vision을 보는 세대
[사도행전 2:14-22]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사람들은 과학, 기술학의 놀라운 발전에 매혹되어 “물건”(Things)의 세계에 파고 들었습니다. “에너지” 시대라지만 “에너지”도 Things에 듭니다. “인간”도 “하느님”도 Things의 범주에서 다루려 합니다.

원래 “과학”이란 것은 모든 것을 객관화, 즉 Objectify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사실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모든 아름다운 자연을 단순한 “물건”의 세계로 보아서 욕심껏 파괴하고 침략(?) 했습니다.

“물건”을 얻기 위하여 자기네끼리 평화롭게 사는 남의 나라들을 정복하여 식민지로 삼았고, 식민지에서 착취한 부(富)로 더욱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약자를 무력으로 누르고 더욱 무자비하게 “물건”을 앗아갔습니다.

요새 제3세계란 것은 거기에 희생된 나라와 민족들입니다.

그래서 강해진 나라가 여럿이 생겼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기네끼리 “힘” 경쟁을 합니다. 서로 “패권”을 다툽니다. 자기 편이 약하게 보이면 먹힐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자기보다 더 강한 자가 생길 것 같으면 아주 강해지기 전에 눌러 버려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애써 겨우 강해져가는 자기 나라가 또 눌리어 납작하게 되면 큰일이라고 소위 “신흥국”들은 무장을 서두릅니다. 그래서 제1차, 제2차 세계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로 세계의 패권이 미국 손에 쥐어졌습니다. 미국의 원자무기가 세계를 위협합니다. 이 핵무기의 비밀을 도둑질 해서라도 힘의 대결에 져서는 안되겠다고, 죽어라 쫓아간 “소련”은 이제 무력면에서 소위 “초강대국”이 되어 미국에 맞서게 되었습니다.

“네가 가지면 나도 갖는다”하는 죽을 판 살판의 경쟁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힘의 균형에서 평화를 찾는 것이 미국의 정책인 것 같습니다. 그 밖에 모든 나라들도, 일등, 이등, 삼등, 사등, 등외 등등으로 불리우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 등급을 매기는 표준은 예외없이 힘의 강ㆍ약입니다. 똑같은, 힘의 철학, “가지려는 욕심”의 Line-up입니다.

공산진영도 마찬가집니다. 국민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나누어 갖고 살던 것을 정부가 혼자 가지고 강대국들과 “힘비기기”를 한다는 것 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서로 눈망울에 총을 걸고 “투계”처럼 공격의 틈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런 “균형”이 얼마나 오래 갈른지 예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전 세계가 “가진 나라”와 “못가진 나라”의 두 진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가진 나라”의 탐욕과 억압, “못가진 나라”의 원한과 반항 – 이것이 너무 오래 끌면, 인간은 “물건” 때문에 둘 다 폭사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도 사회적, 정치적으로 같은 그물에 걸려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젊은이들이 끌려 나갑니다.

핵 전쟁은 승패 없는 전멸이기 때문에 있을 수 없다고들 합니다만, 어떤 미친 독재자가 “단추”를 하나 잘못 누르면 그만이란 우려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세대는 이런 멸망의 “니메시스”를 씨앗으로 품고 있는 “힘”의 현실에 항거하여 새로운 Vision을 보아야 합니다.

어떤 “비젼”을 본단 말입니까?

구약시대의 예언자들이 보던 “비젼”, 그 예언을 성취한 예수와 예수의 제자들인 “사도”들이 본 “비전”을 우리도 보자는 말입니다.

그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인간이 되어 우리에게 증거한 내용을, 우리도 같은 성령의 감격으로 우리 세대의 현실에서 보는 ‘비전’말입니다.

[1] 우리는 우선 “물건”을 얻고 “인간”을 상실하였습니다. 이 도착(倒錯)된 가치관을 시정해야 합니다. 물건의 세대에서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기 전에 Man Power라 하여 “힘”의 일종으로 봅니다. 수지계산에서 상품 목록같이 다룹니다. 기업주의 이익에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노무자를 일방적으로 “나가라” 합니다. 실업자는 목숨 살리기 위하여 “나를 사가시오” 하며 경매장에 “자기”라는 인간을 투매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장 잔인한 비인간화 현상입니다.

인종문제에 있어서도 흑인, 백인, 황인, 갈색인 등이기 전에 “인간”이고 그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동등이고 모두가 “하느님 형상”이란 것을 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현실을 비추는 하늘의 Vision입니다.

공산주의고 자본주의고 간에 “主義” 이전에 하늘로부터 주어진 인간 존엄을 기준으로 보아야 합니다.

국가도 인간존엄과 자유와 정의를 수호 실현하기 위해 있는 것이요 인간이 국가의 부분품으로 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일인독재 체제에 있어서 그 한 사람의 집권욕에 제물로 사용되는 “인간”이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혁명”이란 것은 결국 이런 “이상”의 실현을 위한 운동인 것입니다. 다만 “혁명”이 “혁명자”에 의하여 “타락”하는 데서 “혁명”이 불신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 경제, 문화 – 모두가 인간다운 인간걸설을 위한 것이요 그 반대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2] 성서에서의 세계 평화는 힘의 균형에서가 아니라, “힘” 자체의 “평화화”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꿀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으며,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하느님을 아는 자식이 세상에 충만한 것임이니라……”(이사야 11:6-9).

지금 맹수형, 독사형 등 강대국들이 진정으로 약자, 순진한 자, 일반 대중의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고 “한몸”이 된다면 세계평화는 약속된 예언대로 성취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에서의 첫 걸음으로 국제연합(UN)이 구성된 것입니다. 아직 뜻대로 다 되지는 않습니다만,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간이 보는 위대한 Vision의 하나임에는 틀림 없겠습니다.

이런 세계가 되게 하려면 예수의 생활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는 -

“내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섬기려 함이며 목숨을 버려 많은 사람을 속량하려 함이라” 했습니다. (마태 20:28)

이 말씀과 대조하여 -

“너희도 아는 대로 이방의 통치자들은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고관들은 세도를 부린다”(마태 20:25)고 했습니다.

봉사의 기쁨과 지배의 욕심이 대조된 것입니다.

이 세대인은 권력으로, 돈으로, 지식으로,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패권쟁탈”에 눈이 어두웠고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을 섬기고 강자가 약자를 섬기는 봉사의 가치는 모릅니다. 교회와 사회의 소수 독지가들의 갸륵한 봉사는 예외에 속한다 하겠습니다.

“나는 남을 돕지도 않고 남에게 도움 받지도 않는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스로 돕는”(自助) 사람이어서 비굴하지 않고 고결한 멋이 있어서 좋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제도”를 통하여 남을 돕는 의무는 다 같이 수행합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인격적인 형태가 아니므로 자기 마음의 지성소에 하늘의 기쁨을 향기롭게 하지는 못합니다.

일종의 기계적인 선행이라 하겠습니다.

이 엃히고 설킨 생활의 그물 속에서 남의 도움 없이 살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도우며 도움 받으며, 비판하고 비판 받으며 사는 것이 “인간미” 있는 인간생활이라 하겠습니다.

“나는 절대적인 지배자다. 나를 비판하려면 7년 이상 징역이다”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신랄한 비판을 받아야 겨우 인간 구실을 할까 말까한 인간인 것입니다.

학문의 세계에 있어서 -

고등교육을 받고, 학위를 따고, 남들이 못 입는 특수형의 까운을 입고 “푸로패션”에 나서면, 아닌게 아니라, 스스로 특권층이라는 의식이 생겨 어깨게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대학교 졸업식이란 것은 이런 특권층 생산에 이바지했다는 귀족적인 Display라는 인상을 퍼뜨립니다.

비유로 말한다면 - “나는 사자다”, “나는 호랑이다”, “나는 표범이다”, “나는 곰이다”, “너희 토끼나, 염소나 양이나 어린애 따위가 섞여 살 못난이가 아니다”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대로 본다면, 그럴수록 자기를 평민화, 대중화해야 그 특권이 하늘의 영광으로 빛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런 위대한 이질적인 ‘비젼’을 보는 세대에 하늘의 영광이 깃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Facts들 사이에서도 자유인으로서의 주체성을 멋지게 발휘할 것입니다.

그 ‘비전’은 심리적인 환상이나 투영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의 감격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는 Vision을 보고 우리 같은 늙은 사람도 꿈을 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향하여 예언하고 세상의 악한 권력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인간이 “참 인간”으로 탄생합니다.

기계도, 법칙도, 독재정권도, 맘몬도 누를 수 없는 “인간”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3군단의 군대와 싸워서 그 장수를 뺏아올 수는 있어도 한 인간의 먹은 마음은 뺏을 수 없다”(三軍可奪師匹夫不可奪志)고 옛 성인은 말했습니다.

“인간”으로서 “자유인”으로서의 자각을 한 개인을 굴복시킬 권력은 없다는 얘깁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예수에게서 보며, 지사들에게서 그 편모를 보고 있습니다.

‘비전’을 보는 세대는 이런 “자유인의 부족”입니다. 전체주의, 독재주의에 휩쓸려 부분품이나 노예가 되는 것보다 “자유인”으로 자기 “비전”에 사는 사람이 참 “인간의 아들”(人子)일 것입니다.

자유인으로서 “비젼”을 오염시키거나 잠재우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참 인간의 모습이요 미래에서 결실한 역사의 씨앗입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하며 건투를 빕니다.

1974년 6월 15일
토론토 한인연합회 졸업학생 축하 예배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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