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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3권] (89) 北美留記 第二年(1975) - 휴스톤에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10-18 16:40
조회
339

[범용기 제3권] (89) 北美留記 第二年(1975) - 휴스톤에

Houston의 이은설 이종만 집에서 비행기 표까지 부쳐 자택에 나를 초청한다. 그렇잖아도 여기까지 왔다가 “종만”을 안 보고 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3:30PM에 경희 Drive로 “어머니” 박형근 여사와 4남 “긍수” 등이 동승하여 공항까지 나를 전송해 준다. Houston 가는 도중에 혜수(차녀)를 만나볼 작정이었다.

Houston 공항에는 1:00PM에 도착했다. 이은설씨가 마중 나왔다. 은설, 종만 집에서 유숙하기로 했다. 큰 집인데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3월 27일에는 휴스턴의 이은설 박사와 “종만”이 자기 집에 모신다. “이은설” 박사는 통계학 전공으로 휴스턴 대학에서 얼마 강의도 한다. “종만”은 “한신” 졸업생이다. 두 자녀를 키우는 가정주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학위를 딴다고 집념이 대단하다.

3월 28일에는 NASA본부를 곁으로 견학했다. 밤에는 서울고교에서부터 서울대학까지 내 맏아들 “은용”과 동기 동창이라는 유영식 박사(하버드)가 찾아와 밤 12시까지 환담했다.

3월 29일에는 이은설 박사 안내로 수족관, 해항(海港)의 Seamen’s Centre 등을 봤다. Seamen’s Centre는 “선원선도 사업” 기관으로 Chaplain은 Steward라는 분이었다. 오랜 항해에서 상륙한 선원들은 우선 술과 계집으로 울적했던 고독을 발산시키려 한다는 것이었다. Chaplain Steward 씨는 거대한 체구의 “부두 목사”로서 이 선원들에게 높은 차원의 마음의 화평과 고상한 취미와 존엄한 인간대접 등등으로 “인간화”의 향연을 베푼다는 것이다. 상륙하는대로 예배실에서 예배를 드리고, 격조 높은 식당에서 뱅을 열고 점잖은 사교(社交)춤을 추고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좋은 영화를 보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편지 쓸 조용한 방과 책상을 마련하고 각국말로 번역한 복음서와 그 밖에 여러 종교의 성전(聖典) 등을 각 나라에서 온 선원들에게 무료로 배급하는 일도 한다. Chaplain Steward는 Voluntier로 헌신했고, 이것을 천직으로 평생을 바쳤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나와 나란히 서서 사진 찍고 작별했다. 거인과 “피그미”가 나란히 선 것 같은 사진이 나왔다.

같은 3월 29일 밤에 이은설 이종만 집에서 이은설 박사가 개별 초청으로 유지 십여명이 모였다.

손님 중 한 분이 내 옆에 다가 앉아 얘기를 건다.

“김 박사님은 한국민주운동이 한국 현실에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하는 따위 질문을 몇마디 하다가 이은설 박사에게 호되게 책망 받고 잠잠해지는 광경도 있었다. 이은설은 충청도 태생으로 언행이 옹뉴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놀랍게 매서웠다.

“나는 이 집 주인이요. 이 파티는 내 가정에서 초청한 파티요. 그런데 당신은 초청도 받지 않은 불청객인데 그렇게 왔으면 얌전하게 방청이나 할 것이지 무슨 건방진 수작이요? 여기가 정보국 수사실인줄 아시오? 김박사님이 누구신 줄 알고 그 어른 앞에서 그런 무례한 짓이오. 당장 나가시오!” 그는 호령한다. 거기 목사란 사람도 왔었는데 그 “오”씨란 사람과 한 패인 모양이었다. 휴스톤에는 우리 영사관이 있고 민주세력은 거의 없어서 박정권 독무대였단다. 나는 다른데서 하던 얘기를 종합하여 약 한 시간 담화했다.

그 후 이은설 박사 중심의 민주인사 모임이 시작되어 10여 명이 매주 그룹모임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교회들이 너무 냉담하여 모임 장소를 얻기 어려웠다. 이 교회 저 교회 옮겨다니는 동안에 탈락자의 수가 늘어 “자연해체”가 됐다. 길 바닥에 떨어진 “씨”라 새들이 먹어버린 것이다.

3월 30일은 부활절이다. 나는 은설, 종만과 어린이 둘(주희와 동주)의 전송을 받으며 공항에 갔다. 7:15AM에 공항을 떠나서 오후 1시 16분에 토론토에 내렸다. 경용과 하령이 공항에 마중나왔다. 같이 한인연합교회에 들려 2:00PM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꽤나 먼데서 예배보러 온 셈이다. 이목사댁에서 유숙했다.

3월 31일 폭설이 통로를 메웠다. 눈보라가 북극 풍경이다. 상하의 남극에서 갑자기 북극에 무장비로 내렸으니 여윈 몸이 추위에 짜증난다. 허리가 아프고 피곤하나 쉬어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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