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3권] (1) 머리말
[범용기 제3권] (1) 머리말
‘장공’이 범용한 기록이나마 써 낸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凡人의 하나로서 그 생활기록을 남긴다는 것이겠다. 생각보다도 삶 자체를 써 보는 것이다. ‘위인’이 아니라도 ‘삶’은 그 어느 인간에게나 있었고 또 그 삶은 그의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특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내게 눈을 주셔서 저 푸른 하늘, 흰 구름, 해와 달, 별과 모래, 산과 들, 바다와 강 같은 “에덴의 동산”을 보게 하시고 그 안에서 80평생을 살게 하셨으니 그것이 하도 고마워서 하나님께 보고라도 하고 싶어진 것이라 하겠다. 둘째로는 이 “몸”의 시간이 물결에 긁히고 갈기고 “기억”의 “정기”가 추운 날 체온처럼 창틈으로 새어 빠지기 전에 종지 조각에라도 붙잡아 두고 싶은 욕심에서다. 다시 말해서 “개가 바위에 갔다 온”것 같다는 속담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것 때문이겠다.
셋째로는, 장공이 무일푼의 방랑자로서 북미주와 유럽과 일본 등 넓은 지역을 편력하는 동안, 그리고 간데마다 流連하는 동안에 가정을 열어 맞이해 주시고 어떤 경우에는 오랜 동안 유숙하게도 해 주시고, 같은 ‘메시지’를 앞장 서서 전해 주시고, 단체로 선구자로 함께 행군해 주신 동지들에게 그 호의를 갚지는 못해도 고맙다는 인사라도 남겨 답례에 대신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과 ‘사’는 기록에 분간이 있어야 하겠기에 더 많이 ‘公’에 속하는 기록은 “野花園餘錄”이란 이름으로 책 마감에 부록처럼 붙였다. “인연”이 있어 그것까지 읽어 주신다면 더욱 고맙겠다.
“범용기” 제3권은 1979년까지의 기록이니 이제도 두 권 더 나올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에 원고 교열에 수고한 이상철 박사와 출판을 맡아주신 칠성인쇄소 이인용 사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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