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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6권] (1642) 옮겨사는 우리 민족과 기독자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12-27 10:06
조회
1193

[범용기 제6권] (1642) 옮겨사는 우리 민족과 기독자
[예레미야 29:1-9, 마태복음 28:10-20]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인구는 많고 정치 경제 등은 불안정하고 그런 가운데서 “나도 한 번 잘살아 보자”하는 물질 생활의 욕심은 풀무바람 같이 헛배를 불립니다. 그 구호에 “바르게 살자”는 구호는 빠졌기 때문에 생활욕과 부정 부패는 쌍둥이 같이 한 배 속에서 자랍니다. 이제는 이그러진 무화과 같이 썩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 해외에 탈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에도 70만명이 옮겨와 산다고 합니다. 미국에도 약 20만명이 정착해 산답니다. 서독에도 몇만명 삽니다. 북구라파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위 등 여러 나라에도 양자로 와서 그 수가 6만을 돌파한답니다. 그들도 이제는 모두 어른이 되어 갑니다. 쏘련이나 중국에도 우리 민족이 섞여 살기도 하고 “자치령” 안에 집단으로 살기도 합니다. 어쨌든 해외동포의 수는 세월과 함께 늘 것이고 결코 줄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해외동포가 어찌하여 그 폐쇄사회인 반도에서 해외로 옮겨오게 됐는가? 어떻게 옮겨 올 수 있었는가 하는 내용을 밝히기 위하여 우리 민족 이면 역사를 써 내는 우리 학자들이 여기저기 있으니까 차츰 자세하게 알려질 줄로 믿습니다. 다 아는 대로 말한다면 우리나라가 옛날 예레미야 시대의 이스라엘처럼 나라가 망하고 백성이 망국민 됐다는 데에서 우리 민족의 세계분산이 격중했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의 세계 확산이 예레미야 시대의 유대 민족 포로 생활과 그 경위가 꼭 같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흡사한 데는 있습니다. 강제로 쇠사슬에 매여 끌려간 것은 아니었지만 정치적 경제적 구조가 그렇게 되도록 유도한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도 강철생산지인 “루트” 지방에 노동력이 부족하니, 노동임금이 파격적으로 싼 우리 노무자를 집단적으로 모집해 왔고, 병원마다 간호원이 부족하니 우리 간호사들을 집단적으로 고용해 온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약 3년 계약으로 임시 고용한다는 계획이었기에 불안정한 형편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혼기”에 접어든 아가씨들의 외로움과 독신 노무자들의 서글픔이 이스라엘 포로 생활에 못지 않게 그들을 괴롭혔답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집단이 생기면 그들 가운데 우리 교회가 생깁니다. 교회가 그들의 “고향”이 되고 그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의 상담소가 되고, 그들의 예배처소가 되고 모든 모임의 집회소가 됩니다. 그래서 그들 생활의 공동체가 됩니다.

아무리 하느님의 백성이고 하느님의 기관이라 해도 역시 인간들 모임이라 완전하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교란과 분쟁이 생깁니다. 그러나 역시 바닷물 밑바닥까지 뒤집지는 못합니다. 표면에 뒤설레는 풍랑일 뿐입니다. 교회는 건재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의 약함을 보충합니다. 그래서 옮겨사는 분들의 메마른 심정 속에 푸른 초장이 되고, 맑은 샘터가 되고 시원스레 마실 “오아시스”가 되려 했습니다. 개척자랄 수 있는 장성환 목사님을 비롯하여 백림의 정하은 박사, 푸랑크풀트의 손규태 목사, 그리고 이삼열 박사, 박종화 목사 등 여러분이 각기 다른 지역, 다른 분야에서, 같은 한 목적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지금 예레미야가 우리 가운데 살아 있다면 감탄하며 간곡한 부탁을 보낼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여러분은 내 설교를 듣는다기 보다는 예레미야의 편지를 받아 읽는다는 심정으로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1] 첫째로 – 거기에 정착하라 하는 것입니다. 고향과 친척과 친구과 고국산천을 떠나서 이역만리 딴 족속 속에 섞여, 때로는 차별과 천대를 억지로 소화시키며 사는 생활에 지쳐 꿈에도 생시에도 내 마을 향수에 젖어, 고독과 객수를 영탄하는 삶의 태도를 청산하라는 부탁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와 있는 이 나라 흙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대대손손 이 나라에서 살기로 다짐하라는 것입니다.

“너희는 거기서 집을 짓고 과수원을 새로 마련하고 과일을 따 먹으며 살아라” 했습니다.

[2] 둘째로 – 거기서 너희 가족관계, 친척관계를 새로 만들어 너희가 새 족장이 되어 새 가문을 형성하라 했습니다. “장가들어 아들 딸 낳고 며느리와 사위를 삼아 손자 손녀를 보라”고 했습니다.

[3] 셋째로 – 인구를 증식시키라 했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나 거기 옮겨 사는 “이래민” 수를 보면 우리 민족이 제일 소수입니다. 일본이나 독일은 합중국이 아니고 Homogeneous한 단일민족국가기 때문에 이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랑방에 손님 모시는 것 같이 단기적으로 일시적인 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 나라에서 이래민 인구를 갑작스레 증식시킨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겠습니다.

그러나 이민 와 있는 우리 아가씨들이 결혼하고 우리 남자들이 가정을 가지고 아들 딸 낳아 손자 손녀 보는 날, 우리 인구는 줄지 않고 불어갈 것입니다.

[4] 넷째로 – 너희가 잡혀간 그 나라가 잘되기를 기도하고 힘쓰라 했습니다.

이 말씀은 이래민에게 있어서 지극히 중대한 부탁입니다.

사실, 이 나라가 잘되야 우리도 잘된다는 것입니다. 이 나라는 이제 우리와 공동운명체로 됐기 때문입니다.

“그까짓, 내 나라도 아닌데 될 대로 되라지!” 하는 태도는 자학 행위와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이 나라가 잘되게 하기 위해서 이 나라 본래의 국민처럼 관심을 갖고 봉사하라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우리 본국과 적이 되어 전쟁을 일으킨다면 우리 이래민이 독일군이나 일본군이나 미국인 군대에 섞여 우리 동족에게 총질할 수 있느냐 하고 묻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일본인 캐나다 시민은 서슴찮고 “그렇게 한다”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극단의 예증이니만큼 보편진리에 적용될 수는 없겠습니다.

우선 우리는 그런 경우에 그 전쟁의 성격을 판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침략전쟁이냐, 상대방이 먼저 걸고 들었기 때문에 생긴 부득이한 “응전”이냐? 국제여론의 “콘센서스”에서 유래된 연합전선에의 동참이냐? 하는 등등이 고려되야 할 것입니다.

다른 나라가 쳐들어와서 내 나라 백성을 마구 학살하는데 “무저항주의자”임을 간판으로 수수방관한다면 그건 비인간화한 비겁자일지는 몰라도 “비전론자”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전쟁이 없어야 하겠고 전쟁이 없어지도록 세계적인 공동운동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기독자의 본모습”입니다. 이미 UN이 되어 있으니 그런 종류의 평화 기구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당분간 독일이나 일본이 제2차대전 때 패전국으로 격하되어 평화헌법 아래서 비무장 상태에 두어져 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억지춘향”일지는 몰라도 허울은 “춘향”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 남과 북이 아직도 싸우고 있습니다. 38선은 휴전선이지 평화선이 아닙니다. 두 편이 다 “평화헌법”을 믿고 안심할 수는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쯤에는 강대국들의 추김새에 걸려 또 다시 동족상잔의 고용병(?) 노릇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옮겨와 사는 이 나라를 위해서나 우리 본국을 위해서나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상은 구약시대 예언자 예레미야가 우리 “이래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받아 전한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율법과 예언을 성취하신 그리스도 예수는 우리에게 더 적극적이고 더 세계적인 사명을 유언 삼아 남겼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아버지로부터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일러준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겠다….”

그리스도가 인간과 역사와 자연과 초자연의 모든 세계에 있는 모든 권세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세상 모든 인간들, 그 인간들의 민족단위나 문화의 차이나 사상의 다름이나 국가의 강약이나를 논할 것 없이 “모든 인간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으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모든 기독자는 그리스도의 제자직을 갖고 간 데마다 있는 데마다 그리스도 증인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자신은 천당에 도사리고 앉아 보기만 하시는 것이 아니고, 성당에 Icon으로 향로의 향긋한 연기를 흠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경건한 예배자의 헌신과 헌금에 주머니를 부풀게 하는 이도 아닙니다. 그는 “십자가를 나도 지고” 천하 만민에게 산 그리스도 증인이 되는 수난 성도들과 언제나, 어디서나, 종말의 추수 때까지 같이 계셔, 같이 고생하고 같이 일하고 같이 즐거워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이가 우리 주님이신데 우리가 어디에 가서 그 권세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독일이나 일본에 있든, 미국과 캐나다에 있든, 동남아 중에 있든, 소련이나 북한에 있든, 우리가 새벽날개를 타고 하늘 저편에 있든, 우리는 그의 제자요, 하나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이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이 신앙에 철저하다면 우리의 직장이 그대로 우리의 교구요, 우리의 이주하는 나라가 우리 주님 나라의 고장(Locus)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신데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이 우리를 좌절시킬 것입니까?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일상 생활에 배태되어 우리가 모든 인간들에게 사랑의 사도가 되는 정도에 따라 실질화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독일인을 사랑하면 그들도 우리를 사랑할 것이니다.

우리가 그들의 동지가 되고 친구가 되면, 다시 말해서 우리가 우리 마음 문을 그들에에 결어 놓는다면 그들도 우리에게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의”를 위한 우리의 전선은 intergrate되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애와 동족애가 모든 차이를 넘어 한 몸으로서의 기능을 정상화해야 하겠습니다. 김규식 박사 말씀을 빈다면 “Qxen Heart”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 거대한 “심장”이 “엘리트”의 심장이 되고 민중의 “혼”이 되어 자유 한국, 자유 조선의 건설운동에 맥박친다면 아무리 물샐틈 없는 정치적 탄압 속에서라도 인간이 기계가 아닌 한, 독재자가 전능자도 못될 것입니다.

1981년 4월
독일 푸랑크풀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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