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이후] (1) 머리말 - 범용기 속편
머리말
내가 쓰는 글은 논문도 아니고 격에 맞는 수필도 아니고 식대로의 자서전도 아니고, 그저 그런 글들이다. 구태여 말한다면 잡문, 또는 長空 잡기랄 수도 있을 것 같다.
해외에 있을 때에 凡庸記(범용기)란 이름으로 여섯 권을 간행한 일이 있었는데 故 徐南同 博士가 범용기 두 권을 한 책으로 묶어 국내에서 간행한 일이 있었다. 그것이 국내판의 첫 시도였다.
동지 韓勝憲(한승헌) 변호사께서 나의 미발표된 옛글들을 三民社(삼민사)란 이름으로 출판하여 세 권이 나오고 한 권은 진행중에 있다.
“한신”(韓神)을 졸업하고 선경도서 출판사를 경영하는 김선목 사장이 나의 귀국후 잡문들을 모아 출판하라고 권고하기에 일기식으로 적었는데 두 책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생활신앙, 생활신학, 생활윤리 등을 강조해 왔기에 글도 결국 생활기록이 되었고 따라서 일기체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 내 생활기록이 얼마나 나 자신에게 충실했느냐 하면 그것도 부끄러움이 앞선다. 기록 자체에는 거짓이 없다하더라도 진짜 부끄러운 부분은 기록에서 의식적으로 뺏었다는 “부정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적 정직하려고 노력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 귀국직후의 기록들은 해외에서 나를 생각해 주는 친구들의 편지에 좀 더 자세한 회답도 될 것 같아서 “잡문”이지만 큰 맘 먹고 펴내는 것이다.
출판을 맡아주신 선경출판사 金善穆 社長의 노고와 격려에 감사하며 나의 날마다의 삶을 효성으로 돌봐주는 막내아들 관용과 자부 정희에게 고마운 뜻을 말해둔다.
1985년 8.15날에
85翁 長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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