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4] 장공칼럼 : 사대주의(?) - 1977년 5월 16일
長空 칼럼
사대주의(?)
민주운동자들에게 들려오는 말 가운데에 이런, 비방에 가까운, 비판이 있다. “미국에 빌붙어 민주한국을 세우려는 비겁한 사대주의자다”하는 말이다.
미국이나 소련은 초강대국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경제적으로도 7대 부국 중의 초부국으로 공인돼 있다. 돼니뭐니 해도 자유민주진영에서 미국이 “빽 부라더”란 것은 현실이다. 제3세계와 아프리카나라들 중남미 등등이 미국을 배척하면서도 실제에 있어서 미국을 무시못하는 것은 역시 “실력”은 어찌 못하기 때문이다. 중공도 경제재건을 위하여는 미국이 필요한 것이며 세계적 정치무대에서 미국의 협력이 요청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수립하려 하는 것이며 소련도 우주개발에 있어서나 세계 정치무대에 있어서 미국과 경쟁은 하면서도 미국의 위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견지에서 친화를 깨뜨리지 않으려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 민주운동자들의 미국관계도 위에 말한 범주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초강대국인 미국이 한국민주운동에 어느 정도 협력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적어도 방해하지는 않게 하기 위해서 외교활동을 시도하는 것 뿐이라 하겠다. 그것은 사대주의가 아니라 한 친선외교라 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미국을 무조건 찬양하는 태도가 아니며 미국에 의존하려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미국의 죄악을 여실히 알고 있다. 흑인, 아메리카 인디안, 그리고 서부에서의 동양인 차별과 학대, 국제관계에 있어서의 강자끼리 동맹하여 약소국을 침략탈취한 군국주의, 특히 한국분단점령의 내막 - 그것은 소련의 북한관계에 대결하기 위한 처사였다 하더라도 우리로서는 수긍할 수 없는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지금 남한에서의 다국적 독점기업체의 경제침략은 한국민족을 대대로 실질적 노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박정희는 미ㆍ일의 엄호아래서 한국민족 소년소녀의 엣된 피를 팔아 자기정권의 유지비로 쓰는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선 우리 나라 자체 안의 매국적인 도당정권을, 전국민이 자유로 참정하는 민주정권으로 대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라 하겠다. 국내외 모든 정책에 “인권”을 선행조건으로 한다는 약속을 천하만방에 못들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공포한 카아터 정권이 얼마 안되는 한국에서의 자기 나라 다국적독점 기업체 이익을 위하여 “식언”(食言)까지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자유한국을 위한 인권, 민주, 민권투쟁에 미국이 도의적 지원만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만큼 우리운동에는 “풀러스”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외교에 있어서 강대국의 지지를 획득하려는 노력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것이 무조건 미국추종이 아니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대한정책에 시정과 건설적인 제언을 우리 입장에서 주장하는 운동 에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1977.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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