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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6권] (1602) 3ㆍ1절 60주년을 맞이하여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10-29 09:02
조회
5069

[범용기 제6권] (1602) 3ㆍ1절 60주년을 맞이하여

기미년(1919) 3월 1일 독립선언서의 요지는 그 첫머리의 한 구절에 요약됩니다.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국이라는 것과 우리 조선인이 자주민이라는 것을 선언한다…”

그 “때”는 국내적으로 일본의 육군대장 데라우찌가 조선 총독으로 군림하여 이른바 무단정치로 조선민족의 민족정기와 문화만이 아니라, 민족자체를 말살하려는 탄압정책을 강행한 지 10년 되는 해였습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닫고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전후의 좀더 나은 세계질서를 위하여 민족자결에 근거한 국가형태를 제언한 무렵이었습니다. 독립선언서에 ‘세계개조의 대 기운’, ‘시대의 대세’ 등등이 ‘우리의 선언을 밀어준다’고 한 구절들은 이런 국제정세의 유리한 기회를 의미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만 60년을 지낸 오늘의 우리 역사는 어떠합니까?

제2차 대전 후에 ‘독립’이라는 이름은 가졌으나 두 강대국의 대립 냉전 지대로 되어 국토는 양단되고, 남한은 미국의 군사기지와 일본의 경제 식민지로 변모했습니다. 그 배후의 검은 손은 물론 ‘다국적 기업체’라는 자본주의 국가들의 돈벌이 그물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은 ‘독립국’이란 신화 속에서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북’은 소ㆍ중의 지원을 주체적으로 조정하면서 자위국방, 자립경제, 자주정치 등을 표방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죽을 힘을 다해왔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국토정리와 개발, 식량생산, 에너지자원 조성 등에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만, 일인독재의 장기화 때문에 생기는 개인자유의 마비, 폐쇄사회로서의 고루한 자기과신, 끊임없는 숙청 등등으로, 자유진영에서 고립되고 세계무대에서 소외당하는 불리한 입장에 빠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독립’이 아니라, ‘고립’입니다. ‘협동’이 아니라 ‘게토’입니다.

무엇보다도 남ㆍ북이 다 독재정권이란데서 생긴 惡花(악한 꽃)이라 하겠습니다.

‘인간’을 인간주체로 대접하지 않으면서 ‘주체사상’을 운운할 수가 없는 것이고 개인을 억압하면서 인간적인 공동체를 기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인간’이란 것은 각 개인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아직도 실질적인 독립국가랄 수 없으며 우리 민족은 진정한 ‘자주민’이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통일된 민주적 민족적 자주독립 국가로서의 광복을 위해 전민족적으로 단결, 매진할 것을 선언합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합방 후 10년, 기미 독립운동에서는 민족대표로 33인이 서명하고 전 민족이 이에 호응하여 참가자 140만, 학살된 자 7천, 투옥된 자 6만이었다고 집계돼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대세가 우리의 기대에 어긋났을 때, 국내에서는 좌절, 도피, 전향, 배신 등 사건이 속출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지도자끼리의 불협화와 분열이 독립운동을 좀먹었습니다.

“최후의 일인, 최후의 일각까지”를 전 국민에게 호소한 그분들까지도 노상 예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오늘 자유한국을 위한 인권 옹호, 민주 회복, 통일 촉진 운동에 몸바친 인사들도 이제 그 수난의 고전이 10년을 이었습니다. 전투의 장기화에 따르는, 같은 종류의 유혹이 우리의 결의를 둔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것은 반드시 ‘기우’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민주국민연합은 출전병사의 기백을 더욱 가다듬어 우리의 자원인 전 민족의 염원을 저버리는 일 없이 꾸준하게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은 눌린 자, 가난한 자, 억울한 자, 갇힌 자, 소외된 자 등 사회의 저변에 깔린 대중의 대변자와 친구로서의 입장을 드높여, “공중에 권세잡은 악령”과 싸울 것입니다.

이 인간해방의 거대한 전투는 단기에 끝날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집권자의 경질이나, 정치기구의 변혁에서 온전하게 해결될 만큼 간단한 과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것 뿐입니다. 우리 양심의 지시에 따라 예언자의 소리가 되어, ‘신’의 안테나에 청취되기를 염원하며 행진하는 것입니다.

최초의 3ㆍ1절로부터 60년, 일인독재 밑에서 10년을 지낸 오늘의 국제 정세도 그때와 비슷한 유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냉전의 ‘해류’에 ‘난류’가 가까이 흘러오비다.

우리 국토와 민족이 재연합할 기회도 좀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기회’는 잡는 자의 ‘기회’입니다. 놓치면 뒷통수에는 잡을 머리칼이 없답니다.

우리 민족은 총궐기하여 동결된 권력주의를 제거하고 생동하는 개인자유와 사회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통일된 민주 민족 국가 재건에 총진군 합시다.

자유와 정의와 질서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자유입니다.

자유하면서 바르게 잘 사는 조국을 희망 중에 그리며 불사조같이 그 쟁취의 전투 대열에 참가합시다.

행동강령

[1] 남북 정권은 통일 한국을 위한 과도적인 임시정부임을 자인하고 대립과 경쟁의식을 지양하라.

[2] 남ㆍ북 회담에서 졸속은 금물이나 불필요한 의도적인 지연은 있을 수 없다. 민족애와 성실과 이해의 분위기 안에서 계속 진행하라.

[3] 남ㆍ북 전민족은 4강국의 분단점유를 무시하고 통일된 민주적 민족으로서의 의식을 강화하며 민족적 긍지와 위신을 세계에 과시하라.

[4] 남ㆍ북한 민주인사들의 의사와 발언이 통일과정에서 충분히 표시되고 주장되도록 보장하라.

[5] 남ㆍ북 통일회의의 모든 회의 절차는 ‘만국통용 회의준칙’에 의하여 진행시키라.

민주적 통일민족국가 만세!

1971년 3월 1일 N.Y.에서와 와싱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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