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4권] (89) 野花園餘錄(其四) - 사전과 방언
[범용기 제4권] (89) 野花園餘錄(其四) - 사전과 방언
한글사전을 편찬할 때, 서울말을 표준어로 하고 지방사투리 말은 너무 무시한 것이 아닌가. 지방말도 한국말인데 왜 ‘우리말’에서 탈락해야 하는 것이냐. ‘방언사전’ 말고 ‘큰사전’에 다 기록하고 어느 지방에서 자주 쓰는 말이라는 주를 붙이면 될 것이다.
‘큰사전’을 보면 한문에서 취음한 어휘가 거의 전부고 진짜 우리말, 한 옛날부터 전해온 민속말은 멸종 상태에 있다. 가령 제주도 말 같은 것은 어휘가 무던이 많았는데 지금은 ‘언어상실’이고 육지의 표준말만이 어린이들 교재로 되어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쓰던 두만강가 6진 말은 “부령” 이남 말과 같지 않다.
낱말도 낱말이지만 그 억양과 어미가 독특하다. 가령 묻는 말의 마감에는 “니까?” 대신에 “둥?”하고 “톤”을 높인다. 말하자면 “그렇습니까?” 가 “그렇슴둥?”으로 된다.
대답하는 말의 마감에는 “니다” 대신에 “꼬마”를 쓴다. “그랬습꼬마”, “그렇습꼬마” 말꼬리 Tone을 낮춘다.
6진 말, 북청 말, 함흥 말 단천 말이 제각기 억양과 어조가 다르다.
지금 이북에서 언어를 어떻게 정돈, 통제하는지는 몰라도 좀처럼 뒤섞이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1905년쯤부터 귀에 익숙해진 단어와 어휘를 얼마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1982. 2. 10]
표준어 / 6진 방언
우물 / 구렁물 울타리 / 바재
아궁이 / 부수깨
구유 / 구시
송아지 / 쇄지
망아지 / 매지
부엌 / 정지
갈때돗자리 / 점제
벌레 / 놀가지
간질 / 급질
고삐 / 곱지
그릇씻기 / 자시씻기
미투리 / 며크리
피(稷) / 피낫
샘(泉) / 삼치
정장하고 / 매뭇고
골짜기 / 골
솥 / 가매
상추 / 생치
부초 / 염지
감자 / 감지
거머리 / 거매
절깐 / 결깐
마을 / 마슬
속(粟) / 조이
오얏 / 왜지
새둥우리 / 새둥지
치마 / 쳐매
돌짜걸판 / 돌갱면
머루 / 멀구
진달리 / 천지꽃
할아버지 / 큰아버지
큰아버지 / 맏아버지
기음맨다 / 기슴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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