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및 강연

[목요강좌 제40회] 장공과 헤셸의 예언자 영성 / 이현주 목사

목요강좌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9-15 17:24
조회
721

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 학술위원회(위원장 이기영 목사)주관으로 장공사상을 심화하기 위한 제40회 목요강좌가 9월 14일(목) 오후 5시, 수유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목요강좌의 강사는 감리교 목사이며 동화작가이자 번역문학가로 알려진 이현주 목사(감리교)였습니다. 특별히 자료집을 위해서 사전에 원고를 부탁했지만, 이현주 목사 자신이 그동안 원고가 없이 강연을 해 온 것을 유지하고 싶다고 해서 사전 원고가 없이 목요강좌가 진행되었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대중교통으로 올라온 이현주 목사는 점심도 거르면서 서울에서도 북쪽의 끝인 수유리까지 머나먼 여행을 하셨습니다. 예정된 시간인 5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이현주 목사는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이현주 목사는 우연히 장공의 서재에서 헤셸의 책, 『예언자들』(The Prophets) 1권을 발견했고, 무언가의 이끌림에 의해 그 책을 일단 허락없이 빌렸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후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헤셸의 책을 직접 번역하면서 그의 사상에 심취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2권은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김재준 목사에게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김재준 목사님은 캐나다에 있는 이상철 목사에게 부탁해서 2권을 구해서 이현주 목사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사전에 원고가 없이 말로 전달되는 강의이기 때문에 의외로 참석자들의 집중력이 있을거라는 사회자(김판임 교수)의 말대로 참석한 사람들은 이현주 목사의 강의에 집중했습니다. 오히려 실무자로 이것 저것 챙기고 점검해야 하는 저만 집중력이 흐트러졌습니다.


일단 아브라함 헤셸 요수아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사전적으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번 ‘장공기념사업회 회보’(제30호)에 간략하게 언급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위대한 창조적 유대인 학자이자 사상가였던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Abraham Joshua Heschel, 1907~1972)은 1962년에 출판된 고전적인 저작 『예언자들』(The Prophets)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폴란드에서 출생하여 독일의 폴란드 점령과 대학살 직전에 그곳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그는 자기 자신을 “동족들이 타 죽어간… 수백만의 인명이 악의 위대한 영광을 위해 사라져간… 불길에서 건짐받은 타다 남은 나무”라고 했다. 그는 온 인류를 사랑한 경건한 유대인이었다. 언젠가 그는 “내 중심되는 관심사는 인간 상황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한 그의 사상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는 1965년 마틴 루터 킹과 함께 거리를 행진했으며, 미국의 베트남 정책에 반대하는 중심에 서기도 했다(이것으로 인해 베트남 전쟁을 찬성했던 유대인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1969년 치명적인 심장마비를 겪었으면서도 인권 옹호를 위한 정열적인 활동을 계속했다.


이현주 목사는 생의 마지막을 예감한 헤셸이 아우슈비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비젤을 만나기를 원했고, 그 둘이 재회한 순간 서로 아무 말 없이 끌어안고 눈물만 흘렸다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자신을 ‘불길에서 건짐받은 타다 남은 나무’로 이해한 헤셸이 아우슈비츠에서 고통을 경험한 비젤을 만나고 싶어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공 김재준 목사는 캐나다에서 생활할 때 이현주 목사가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서 하염없이 해변가를 걸었다는 일화를 소개하였습니다. 머나먼 곳에서 누군가의 아픔을 생각하며 그 자신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무작정 길을 걷게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5ㆍ18 광주 민중항쟁 당시에 그 소식을 듣고서 토론토의 거리를 장시간 거닐었던 장공의 일화처럼, 즉흥적인 삶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삶 자체는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분이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현주 목사의 강의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이현주 목사는 자신이 학자는 아니라고 하면서, 학자의 출발은 서재이지만 그 완성은 시장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이론적으로 확실한 것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것은 실제의 삶 속에서(시장에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도인의 이미지, 노장사상을 떠올리는 이현주 목사의 강의를 통해서 단지 머리로만 이해하고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영혼의 이끌림으로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공감은 때로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되지 않는 신비함이라고 합니다.


이현주 목사가 만나고 경험한 헤셸은 참 인간이었다고 합니다. 누군가에 대한 평가 중에서 ‘그는 참으로 인간이었다’라는 평가는 최고의 평가일지도 모릅니다. 헤셸이 세상을 떠났을 때 한 언론사에서는 ‘참 학자이자 참 인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헤셸에게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헤셸은 자신이 쓴 『예언자들』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말은 그 책은 단지 활자화 되어 끝나버린 책이 아니라 그 이후 헤셸 자신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말입니다.


논찬을 맡은 김창주 교수(한신대 구약학)은 헤셸과 장공의 예언자적인 삶을 자세히 드려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면서, 헤셸의 『예언자들』이 헤셸의 삶에 영향을 준 것처럼, 장공 김재준 목사의 글 중에서 ‘장공의 열 가지 생활 좌우명’은 장공의 삶 속에서 ‘생활신앙’으로 드러났다고 보았습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쓴 글이나 했던 말처럼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본받을 만한 인물이자 스승인 것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이현주 목사가 본인이 말했듯이 청각적으로 잘 안들리기 때문에 직접 질문자에게 다가가 그 질문을 듣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질의 응답 시간에 주문한 도시락이 도착해서 실무자로서는 더 집중하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너무나 또렷하게 들렸고 머리에 남았습니다.


“학생이 배울 자세가 되면, 반드시 스승은 나타난다.”


이 말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흔히 ‘이 시대에 진정한 스승이 없다’, ‘진정한 어른이 없다’라고 불평만 하던 젊은 세대는 과연 자신들이 진정한 스승이 나타났을 때 그를 존경할 만한 자세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그에게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한번 스스로를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현주 목사의 강의를 휴대폰을 사용해서 동영상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정리해서 홈페이지와 인터넷을 통해서 참석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단지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 화질과 음질이 좋지 않을 수가 있어서... 가능하면 ‘자막’을 넣어서 유투브로 올려놓을 예정입니다.



처음에 도시락을 25개 주문하고 30명 정도가 참석한 것을 확인하고 추가로 5개를 더 주문하였습니다. 30명이 넘어간 이후에 추가 주문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렸습니다. 그들 중에서 몇 분이 강의 도중에 나갈 것 같아서... 30개로 다 될 줄 알았는데 도시락 한 두 개가 모자랐습니다. 논찬을 맡으신 김창주 교수님이 자신의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자고 하셔서, ‘오병이어’의 기적은 아니지만 서로 나눔을 통해서 식탁의 교제가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사상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하고 살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장공사상 연구를 위한 목요강좌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함께 나누고 서로가 발전적으로 고민해서 진정으로 장공 김재준 목사를 마음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