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북구 인수봉로 159
02-2125-0162
changgong@hs.ac.kr

장공의 글

[범용기 제4권] (101) 野花園餘錄(其四) - 갑자기 가신 雲如(운여) 金光業(김광업) 先生(선생) 영전에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09-27 09:34
조회
827

[범용기 제4권] (101) 野花園餘錄(其四) - 갑자기 가신 雲如(운여) 金光業(김광업) 先生(선생) 영전에

오늘(1976년 5월 18일) 일찌감치 사무실에 나와, 방금 들어온 신한민보를 읽다가 첫면을 넘기면서 감짝 놀랐습니다. “그럴 수 있을까?”고요.

내게는 나성하면 의례 몇 분 모습이 저절로 떠오르곤 했습니다. 물론 운여 선생이 그중 한 분이셨지요.

지난 수십년 동안에 네 번 나성에 들렸습니다만, 처음에 두 번은 귀국길에 잠시 들린 것이니까 그야말로 과객이었고 최근 두 번은 민주운동관계였기 때문에 그 때마다 운여 선생을 만났습니다. 온후겸손하시고, 거짓이나 부푼데나 꾸밈이 티끌만큼도 없으신 분이라는 것이 첫인상이었습니다.

나는 금년 4.19 계절을 나성에서 지낸 것을 계기로 다시 운여 선생을 만나 하루저녁 차상달 동지 댁에서 자필연묵 四友의 사귐을 즐기며 선생과 더 가까워졌습니다. 언제나 나성에 가면 이 분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내 남은 날의 한 즐거움이고 축복이라고 혼자 흐뭇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 그렇게도 갑자기 먼저 가셨군요. 너무 서운하고 허전합니다.

몇해 전 고 김말봉 여사 하관식 때, 어느 이름 높은 시인이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바람따라 구름같이 간거지”하던 것이 기억됩니다. ‘운여’는 구름같이 가시겠다는 말이었던가요?

기독교신앙과 동양의 도와 풍류가 그 몸에 하나되신 사기 없는 인격이 그립습니다.

바로 13일 전에 손수 쓰셔서 옥석에 손수 새겨주신 도장을 꺼내 만지며, 그 동안 써 보내주신 작은 서폭들을 다시 보면서 먼저 가신 운여를 쳐다봅니다. “몸으로 드린 제물”이니 하나님이 아실 것입니다.

1976년 5월 18일
토론토에서 장공 김재준 드림

전체 966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추천조회
공지사항
[귀국이후] (1) 머리말 - 범용기 속편
장공 | 2019.02.14 | 추천 0 | 조회 8661
장공2019.02.1408661
공지사항
[범용기 제6권] (1601) 첫머리에
장공 | 2018.10.29 | 추천 0 | 조회 9151
장공2018.10.2909151
공지사항
[범용기 제5권] (1) 北美留記(북미유기) 第七年(제7년) 1980 – 설날과 그 언저리
장공 | 2018.10.01 | 추천 0 | 조회 8734
장공2018.10.0108734
공지사항
[범용기 제4권] (1) 序章 - 글을 쓴다는 것
장공 | 2018.04.16 | 추천 0 | 조회 9347
장공2018.04.1609347
공지사항
[범용기 제3권] (1) 머리말
장공 | 2017.10.10 | 추천 0 | 조회 9767
장공2017.10.1009767
공지사항
[범용기 제2권] (1) 머리말
장공 | 2017.08.02 | 추천 0 | 조회 9666
장공2017.08.0209666
공지사항
[범용기 제1권] (1) 첫머리
changgong | 2017.06.26 | 추천 0 | 조회 10968
changgong2017.06.26010968
959
새해 머리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1987년 1월 19일]
장공 | 2021.01.25 | 추천 1 | 조회 1527
장공2021.01.2511527
958
[귀국이후] (15) [1722] 都市文明(도시문명) 안에서의 감사절
장공 | 2019.05.24 | 추천 0 | 조회 1974
장공2019.05.2401974
957
[귀국이후] (14) [1721] 山川(산천)에 歸國(귀국)인사
장공 | 2019.05.24 | 추천 0 | 조회 1788
장공2019.05.2401788
956
[귀국이후] (13) [1720] 水原(수원)에서
장공 | 2019.05.24 | 추천 0 | 조회 1823
장공2019.05.2401823
955
[귀국이후] (12) [1719] 答禮(답례)의 宴(연)
장공 | 2019.05.24 | 추천 0 | 조회 1750
장공2019.05.2401750
954
[귀국이후] (11) [1718] 凡庸記(범용기) 1, 2권 合本(합본) 國內版(국내판) 出版記念會(출판기념회)
장공 | 2019.05.20 | 추천 0 | 조회 1812
장공2019.05.2001812
953
[귀국이후] (10) [1717] 1983년 晩秋(만추)
장공 | 2019.05.20 | 추천 0 | 조회 2040
장공2019.05.2002040
952
[귀국이후] (9) [1716] 書(서)라는 것
장공 | 2019.05.20 | 추천 0 | 조회 1920
장공2019.05.2001920
951
[귀국이후] (8) [1715] 글씨 쓰는 시간
장공 | 2019.05.20 | 추천 0 | 조회 1888
장공2019.05.2001888
950
[귀국이후] (7) [1714] 첫 환영의 모임
장공 | 2019.05.20 | 추천 0 | 조회 2033
장공2019.05.200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