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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글

[범용기 제3권] (139) 野花園餘祿(其一) - 야화원 여록

범용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10-27 09:13
조회
394

[범용기 제3권] (139) 野花園餘祿(其一) - 야화원 여록

1976년 – 나는 주로 경용 효순 집에 있다. 아내는 이집 저집 애기 봐달라는 요청에 따라, “일소부재”(一所不在)의 탁발승(托鉢僧, Mendican Priest)처럼 떠돌이 노릇을 한다. “직업”이 아니라 “봉사”다.

둘째 며늘애 효순은 “할머니”를 부엌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 “할머니”를 아껴서 하는 일이다. 오늘도 혼자서 떡국 준비에 바쁘다.

Finch 막치기 Apt에 사는 은용, 행강은 못왔다. 하륜애가 열나고 기침하고 누워 앓기에, 곁을 떠날 수 없었단다. 점심 후에 인철ㆍ혜원과 지영, 영철 식구들, 저녁 때에 상철, 신자와 3자매, 모두 화려한 한복차림으로 세배한다.

수유리 막내들은 편지로 세배한다. 크리스머스 5일전에 부친 편지가 바로 오늘 아침에 들어왔으니, 그들도 세배꾼들 축에 든 셈이 됐다.

밖은 눈 속에 언 땅이다. 매섭게 춥다. 다 흩어지고 아이들도 자고 나 혼자 불꽃 튀기는 Fire-Place 앞에 앉아 침울에 잠긴다. 고독의 축복이랄까, “언어불통”의 바벨족속이랄까? 어쩐지 내 왕국은 아닌 것 같았다.

1월 2일(금) - 하륜 생일이라고 은용이네로 갔다. 행강이 터키 굽고. 11시까지 맥주 마시며 T.V.보며 “설”맛을 다셨다.

막내 식구들이 보고 싶지만 그런 내색을 안 보이려는데서 우울이 뚜껑을 들먹이는게 아닐까.

1월 4일(일) - 토론토 한인연합교회에서는 예배, 장로 임직, 집사 취임, 성찬식 등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장로들의 다과 향연이 있었고 대학생회와 신필균 양의 좌담모임도 있었다. 나는 이 좌담회에 배석해서 신필균을 대학생들에게 소개했다.

1월 5일(월) - 금호동 “정자”에게 편지 회답을 보냈다. “정자”는 늙은 부모에 대한 관심이 깊다.

2PM에 이남순 여사가 와서 통일방안을 얘기하고, 민간지도자의 왕래가 빈번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7PM에 NKT. 전충림 사장 주선으로 “토론토 민건” 간부 몇 사람과 함께 신필균 양을 주빈으로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나누며 간담했다. 나도 초정돼서 동석했다.

1월 6일(화) - 스웨덴의 신필균이 12시 비행기로 토론토를 떠났다.

1월 8일(목) - 하령의 아빠 “경용”의 생일이다. 효순은 선물 사고 “디너” 차리고 정성껏 남편을 즐겁게 한다.

나는 이빨이 쑤셔서 기분이 “제로”다.

나의 건강기후에는 변덕이 많다. 아프다, 안 아프다, 우울하다, 즐겁다, 뭔가 잘못 된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내는 나보다 더 쇠약해진 것 같다.

다섯 살짜리 손주 “하령”은, 늦은 밤인데도 두 번이나 “할아버지” 침대 옆에 들어와 “Good Night Kiss”를 하고서는 “할아버지 가지 말아요!” 한다. 조손(祖孫)간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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