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2권] (120) 5ㆍ16 군사반란(1961) – 신문의 날
[범용기 제2권] (120) 5ㆍ16 군사반란(1961) – 신문의 날
‘신문의 날’이란 것이 제정되어 제1회 신문이 날에는 동아일보사에서 강원룡 목사의 기념강연이 있었다. 나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신문인들의 말에 의하면 감명이 컸다고 전해졌다. 동아일보에서는 크게 취급되었다.
그 다음해 ‘신문의 날’에는 나에게 강연 부탁이 왔다. 나는 시간에 맞춰 갔다. 사람들은 다 모여 기다린다. 그런데 내 강연보다 먼저 ‘박대통령의 연설’이 있다는 것이었다. ‘대독’이 아닌 ‘자독’(?)이라니 기다릴 밖에 없었다. 기다리기에 지쳐서 사회자와 연사는 강단에 올라 앉으라고 한다. 단상에서 또 반시간 이상 기다렸던 것 같다.
결국 가무잡잡한 작은 체구의 박씨가 어깨를 재면서 낭하에 나타난다.
주최자측에서는 모두 단에서 내려 낭하에서 모셔 들인다. 들어와 단상에 나타난다. 그러나 나는 내 자리에 시종 앉아 있었다. 기립도 안했다. 그는 자기 할 말을 마치고 나간다. 또 따라들 나간다. 나는 그냥 앉아 있었다. 내 강연 순서때에나 일어난 셈이다.
거기 모인 청중은 대부분이 신문기자들일 것인데 내 태도에 분개한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한국의 신문은 주어진 재료의 보도만이 아니다. 소위 ‘경세의 목탁’이어야 한다고 했다. 언론이 자유와 정의를 위한 횃불이나 목탁이 될 수 없다면 한국민족은 암흑 속에 비참할 것이니 그런 의미에서 ‘기자’는 ‘예언자’ 구실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 말에 대한 반응은 측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덕분에 고재욱, 홍종인, 오종식 등 신문계 원로들과 알게 되었다.
[경향신문 기사]
[동아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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