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2권] (24)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역산
[범용기 제2권] (24) 통일에의 갈망(6ㆍ25와 9ㆍ28) - 역산
동자동 ‘동책’은 공산주의자로서 서대문 감옥에 있다가 인민군에 의하여 석방된 사람이었다.
인민군 폭격은 날로 치열했다. 동장은 동민들을 불렀다. 일주일 안에 어디론가 ‘소개’하라고 지시한다. 나도 물론 불리어갔다. 성분조사부터 시작한다.
‘민족반역자’란 명패가 주어졌다.
‘민족반역자’의 재산은 몰수하고 그와 그의 가족은 추방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런 무엄한 판단을 함부로 하시오?”하고 나는 반문했다.
그는 대답한다.
“나는 샅샅이 조사했오. 나는 내가 맡은 동민들 어느 집에 수젓가락 몇이 있는 것까지 다 알고 있소.” “두말 말고 한주일 안에 나가시오. 나갈때에는 ‘소개’해 있을 고장을 동에 신고하고 가야 하오!”
아닌게 아니라, 그날로 민청당원들이 와서 우리집 대문에 ‘역산’이란 딱지를 붙이고 한주일 안에 집을 비우라는 것이었다. 그 대신 집에 있는 물건들은 얼마든지 갖고 가도 좋다고 한다.
나는 도농의 이춘우 집에 가기로 했다. 그 당시에 이춘우는 ‘리더스다이제스트’ 한국어판 간행책임자였고 그의 둘째 동생인 ‘창우’는 육군 소령으로 지리산 토벌대장이었다.
셋째 동생 ‘학우’가 부모를 모시고 도농 본집에 있다. 그 댁은 도농에서는 ‘대농’급이어서 집도 크고 칸수도 많았다. 학우는 “그렇잖아도 모시려고 문간방 둘을 비워놓고 있습니다” 하고 기별을 전해왔다.
우리는 살 두말 남은 것과 이부자리와 얼마의 부엌도구를 ‘리어카’에 싣고 동대문박에 나갔다. 서울 시민 모두가 소개명령을 받았으니 탈출부대가 수십리 신작로를 메웠다. 이스라엘의 Exodus를 연상했다.
그래서 ‘학우’집 분깐방에 정착했다.
일제 말기에도 그 댁에 소개했었기 때문에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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