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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空 회보

[회보 제18호] 권두언 - “장공 선생님을 생각하면 왠지 빚진 마음이 들어서…” / 김경재 목사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07 11:46
조회
828

[제18호] 권두언

“장공 선생님을 생각하면 왠지 빚진 마음이 들어서…”

김경재 목사
(한신대 명예교수/본회 신임 이사장)

우리는 모두 장공선생님에게 빚진 제자들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평화의 인사를 드림니다. 부족한 제가 2014년 1월27일 (사)장공 김재준 기념사업회 정기총회에서 이사장 직무를 담당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원섭 목사, 김성재 목사, 김지선 목사, 연규홍 목사가 신임이사로 인준 받고, 육순종 목사가 신임 감사로 수고하시게 되었습니다.

신임이사 추천을 받았던 동문 어느 분의 응답 가운데 “장공선생님 생각을 하면 왠지 빚진 맘이 들어서.... 능력이나 개인사정이 적합하지 않지만 순종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장의 모든 동역자들과 특히 신학부 졸업동문들은 ‘장공에게 빚진 자’입니다. 큰 스승으로서 복음적 진리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고, 많은 사랑을 이런저런 모양으로 받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가를 몸으로 보여주신 우리들의 영원한 스승이셨습니다.

제가 감히 기념사업회의 이사장 직을 수락한 것도 여러분과 같은 심정 때문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딤후4:21) 조금이라도 장공선생님께 받은 큰 사랑의 빚을 갚아야겠다는 절박감 때문입니다. 이우정 선생님께서 이사장 직을 수행하시고 타계하신 후, 후임 이사장으로 수고하신 황성규 목사님, 조원길 목사님의 헌신의 정신을 받들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보겠습니다. 기장 안팎의 동역자들과 동문들, 그리고 장공선생님의 ‘삶과 신학’은 한국 교계와 사회에 아직 필요한 귀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뜻있는 사회 인사들의 기도와 협조를 당부합니다. 제 생각은 우선 3가지 일이 시급하다고 여겨집니다.

첫째 과제는 장공선생의 ‘삶과 사상의 선양’입니다.

장공의 청빈하고 의로웠던 ‘생활신앙’과 진솔했던 복음적 ‘신학사상’을 한국교계와 기장교단에 넓고 깊고 명료하게 전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가능하면 그 힘이 한국사회의 창조적 변혁에도 미치도록 힘쓰겠습니다.

기장교단의 지도층 인사들이나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의 진보적 인물들은 “장공의 삶과 사상이 알만 한 사람에겐 이미 다 알려졌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확인한 바로는, 장공은 아직도 대부분 한국교계 목사들과 평신도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심히 오해되거나 왜곡된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60~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보수교단 지도자들에게는 아직도 장공은 “신신학자, 인본주의자, 성경진리 부인자, 좌파기독교 두목”등으로 ‘붉은 주홍글씨’처럼 낙인 찍혀 있습니다. “장공신학을 가지고서는 교회성장과 부흥은 안된다”는 주술적 거짓말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지난 기장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서재일 목사(원주 영강교회)와 육순종 목사(서울 성북교회)는 패널리스트로서 참석하셔서 위의 ‘주술적 거짓말’을 단호하게 반증하는 증언을 하셨습니다.

심지어 보수와 진보 신학자들의 합동학술 심포지엄의 논문들에서마저도, 장공은 교회를 생각하지 않은 ‘교회 분열 책임제공자’라는 어처구니없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장공의 제자들로서 선생님의 ‘삶과 사상’이 이렇게 아직도 오해받고 능멸당하는 현실을 ‘보수층의 시대착오적 넋두리’라고 가볍게 무시하면서 넘겨버릴 수 없습니다. 정정당당하고 단호하게 장공의 사상을 선양하고 한국 기독교계를 다시 살려내야 합니다. 한국 기독교의 위상전락과 타락의 근본원인 속에는 ‘십자가의 영성’ 대신 잘못된 ‘십자군의 영성’이 뱀처럼 또아리틀고 교계 안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무엇이 진정한 복음인가를 다시 증언하기 위해 장공기념사업회는 금년(2014) 안으로 약 1,00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장공의 삶과 신학사상』을 출판할 계획을 가지고 현재 간행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둘째 과제는 장공선생의 ‘삶과 사상의 청년화’입니다.

장공의 삶과 사상의 ‘청년화’란 장공의 인격과 사상을 과거에서 현재에로 되살려 내는 일이고, 애틋한 추모와 회고에서 벗어나 교회와 사회 현실의 장에서 불꽃으로 타게 하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세대적으로 젊은 청년들에게 장공을 생생하게 만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장공선생이 39세 되시던 해에 쓰신「불멸의 동경」이라는 글 속에 “꿈꾸는 자, 위대한 동경과 약속에 사는 자 ! 그의 이름은 크리스천이다”라는 구절을 모두 기억하실 것입니다. 필자의 솔직한 심정을 피력하는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장공기념사업회는 분기에 한 번씩 정기 목요강좌를 개최합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기숙사에 기숙하는 한신 신대원생 대부분이 참석하여 듣고 배우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기다립니다. 그러나 참석자는 20명 미만입니다. 일 년에 한번 갖는 장공사상강좌를 기독교 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 할 때도 젊은 신학도가 없고 기장의 목회자들도 적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주최 측의 주제와 강사설정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오늘을 살아가는 기장인 속에 특히 젊은 신학도 맘속에 장공은 죽었거나 잊혀져 있지 않는가 심히 염려됩니다.

장공사상이 이제 고리타분한 과거적 사상이 되었거나, 그의 크리스천적 인격이 세대차이 때문에 젊은 세대들과 의사소통이 안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문제는 ‘세상풍조’에 물들어 우리 심령이 죽었거나 잠든 때문 입니다. ‘장공사상의 선양’은 이미 천국가신 장공선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과 우리 후손들을 위한 것입니다. 장공의 삶과 사상의 ‘청년화’를 우리시대의 큰 과제로 삼겠습니다. 김희헌 박사가 간추린 장공의 어록집『하나님만 믿고 모험하라』(너의 오월, 2013) 책을 가지고서 한 장씩 읽으면서 장공의 말씀을 새김질하는 기숙사 안의 ‘장공서당’ 개설이나 혹은 독서그룹 운동이라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셋째 과제는 ‘장공사업의 재정확충’입니다.

무릇 모든 기관이 그 가진 목적과 꿈을 실현하려면 재정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재는 너무 약해서 정성을 모아야 합니다. 그동안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으로나 교회이름으로 정기회비와 후원금으로서 꾸준히 도와주신 회원들과 교회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기념사업회 총회에 보고된 재정보고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총 수입은 82,407,189원인데, 수입내역 중 회비는 11,270,000원이고, 교회와 개인후원금은 21,494,000원이었습니다. 기장의 전국교회숫자가 2,500여 개 교회요 신학부 졸업동문이 3,000여 명이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작은 교회 일년 예산총액에 불과한 장공기념사업회 재정수입총액은 결코 만족할 만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능력과 잠재력은 있는데 관심과 정성부족이 그 원인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미국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 할 때, 몇 사람의 거금 출연보다도 한 사람이 매월 1달러씩 빠짐없는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1,000명의 장공 제자들이 매월 1만 원씩만 뜻을 모으면 년말총액은 1억2천만 원이 되고, 1,000교회가 매월 3만 원씩만 뜻을 모으면 연말엔 3억6천만 원이 됩니다. 소박한 산술적 계산이요 빠짐없는 참여를 전제로 한 것이지요. 그만한 재정이라면 우리들의 큰 스승 장공선생의 복음적이고 올곧은 ‘삶과 신앙’을 한국교계와 한국 사회에 펼처 나가는데 충분한 경제적 바탕이 되리라 봅니다.《장공기념사업회회보》를 현재 연 2회에서 연 4회 계간으로 전환하여 회원동향과 재정협찬 상황을 3개월마다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장공선생에게 정신적으로나 맘으로 큰 빚을 진자들입니다. 장공기념사업에 애정과 깊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이 어둠의 시대에 참 그리스도의 종 장공의 ‘삶과 사상’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2014.2.1)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제18호] 2014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