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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의 삶

김재준 - 머리말 / 천사무엘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8-04-30 09:04
조회
1336

머리말

현대신학자평전을 위하여 구약학자인 김재준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원고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김재준을 직접 만난 적도 없고 강의나 설교를 들은 적도 없으며 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거절하려 했지만,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보다 더 객관적으로 집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해 결정했다. 또한, 2001년 덴버에서 열린 미국성경학회(SBL)에서 한국 성경해석사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일이 있어 김재준에 관한 집필은 이러한 저자의 관심을 넓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다.

김재준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따르는 수많은 제자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김재준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폭넓은 논의가 아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 장로교 역사에 있어서 그가 관련되었던 성경해석에 대한 논쟁이나 교단 분열 등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 아직도 학문적으로 적절하게 수렴되거나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서 본 책은 가능한 한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학문적인 평가를 적절하게 가하여 신학도나 일반인들이 김재준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본 책은 2003년 여름, 미국 버클리에서 씌어졌다. 이곳에서 따뜻하게 대해 준 빌 잉 목사님 부부(Bill Ng and Carol Delezal Ng)와 아이들(Grace and Jeremy), 그리고 절판된 『김재준 전집』(1992) 18권을 빌려주신 대전 한밭교회 민홍기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원고 교정과 사진편집을 위해 수고하신 살림출판사 기획팀의 김대섭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가족들의 도움이 없이 책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원고를 읽어준 아내와, 조용함으로 협력을 해준 기환, 혼자 집을 지키며 생활한 세환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김재준 목사님처럼 구약학자로서 예언자의 목소리를 내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면서 독재정권의 박해와 옥살이도 감내하신 저자의 스승이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구약학 교수였던 김찬국 목사님께 이 책을 바친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워진 교회, 기독교기관, 신학교 등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돈, 권력, 교권, 이성 등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인사들의 심각한 타락상을 보면서, 후학들이 이러한 스승들의 바른 삶을 본받는 데 이 책이 작은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3년 8월
대전 오정골 연구실에서
천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