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북구 인수봉로 159
02-2125-0162
changgong@hs.ac.kr

長空 회보

[회보 제9호] 장공의 시 - 들꽃

작성자
changgong
작성일
2017-07-05 15:28
조회
551

[제9호] 장공의 시

들 꽃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 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 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향기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 이슬 받고

땅의 심정에 뿌리 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어가는 바람편에 말을 전하리라
들꽃이 피는 것은
보아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 평생 홀로 아파하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金在俊全集⑿ ‘들 꽃’ 116~117쪽)

[장공기념사업회 회보 제9호] 2009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