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귀국이후] (2) 장공의 신음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9-02-14 09:45
조회
98

長空의 신음
–캐나다에서


1983년 7월 어느 날이었던가, 종교음악 박사인 박재훈 장로가 자기 차로 내 숙소에 와서 털털한 웃음을 웃으며 “어디 바람 쐬러 갑시다.”라고 했다. 그와 나 단둘이었다. “어디로 가려는 거요!” 했더니 “아무 데나 되는 대로 가는 거지요, 뭐.”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알켄킨(Algonquin)으로, 일만선 내호(內湖)를 누비며 차로 배로 진짜 바람을 쐬이는 것이었다. 이것은 1년에 한두 번, 특히 단풍철이면 반드시 하게 되는 연중 행사였다. 나는 차 안에서 무언가 영감 같은 것이 떠올라서 찬가를 적는다. 성부 찬가, 성자 메시아 찬가, 성령 찬가, 그리고 나 자신의 신앙의 노래. <새벽 날개 타고>와 내 나라, 내 민족의 노래 등 도합 다섯 편의 노래를 썼다. 아래에 적는다.


우리 주 하느님은


1


삼위일체 하느님은
창조주 하느님
주님 지은 생명의 씨
억천만대 살고 지고
전해주고 전해받아
땅위에 차고 넘쳐


2


우리 주 하느님은
정의의 하느님
바르게 살라 하고
다시 다시 분부하며
義 세워 법 만드신
정의의 하느님


3


우리 주 하느님은
속량의 하느님
한 마리 잃어진 양
찾고 찾아 품에 안고
큰 잔치 베푸시는
사랑의 하느님


메시아 찬가


영이신 성자 예수
인간이 되어
인간들 가운데서
인간 위해 나셨는데
반역하는 인간들은
그의 심장 찔렀느니라.


거룩한 피 마감방울
다 흘려 제물 삼고
불타는 목마름에
물 한잔 달라 하셔……


인간이 있었다면
물 한그릇 아꼈으랴.


수세미에 쉰 초 묻혀
물 먹어라 입에 대며
놀리던 그 사람은
인간 아닌, 우리던가.


그래서 성자님은
“철없는 저 인간들
용서해 주옵소서”
아버님께 빌며 빌며
마침내 숨 거두셨소.


열제자 어디 가고
어린 제자 요한만이
제 그림자 밟고 섰네.


성모 마리아와
이모 마리아,
여제자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
십자가 밑에 모시고 섰네.


천부님도 외면하고
응답이 없으시네.


창세이래 모든 인간
저지른 죄와 벌
태산이라 짊어지니
그 죄 너무 커서
하느님도 버리시네.


“내 하느님, 내 하느님
왜 나를 버리세요!”


몸부림쳐 애원해도
하느님은 잠잠하고
외로이 외로이
성자님은 가셨다오.


그 몸 무덤에 삼켜지고
그 무덤 돌문에 막혀지고
그 돌문 인봉되고
그 인봉 로마군인 지켜보고.


그러나
셋쨋날
인봉은 휴지처럼 찢어지고
성자님은 영의 몸으로
영광스레 나오셨네.


인간아 네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인간아 네 총과 칼이 어디 있느냐?


수난의 십자가는 외로운 침묵
그러나 셋쨋날 새벽녘
성부님의 “아멘”소리 -
부활의 새벽송,
전 우주에 퍼져가는
메시야 찬가!


성령 찬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 -
성령은 어머니시다.


지어진 만물
품에 안아 기르시고
혼돈무형 원시해에
질서를 세우셨다.


삼위 하느님 형상 따라
인간을 지으시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바다밑 -
그 속에서
날고 뛰고 기고 헤엄치는
모든 생물 보살피라 하셨다.


산과 들과 궁창과 바다
모든 자연 다스리고
가꾸고 보살피라 하셨다.


그러나
하느님 형상인 인간이
하느님을 반역하고
자기를 하느님 자리에 앉히려 했다.


창조주 아닌 피조물
하느님 아닌 인간이
하느님 될 수는 없어
그는 스스로 우상이 되었다.


“인간아 네가 어디 있느냐?”
하느님 부르실 때,
그는 숨을 곳이 없었다.
낙원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자기를 추방했다.


그는 배신자의 조상
代에 代를 이어 “배신자”의 씨앗을
억만대 심어간다.


예언자가 선포하고
제사장이 집례하고
율법학자 가르치고
묵시자가 비젼보고……


그래도 인간은 죄의 종
사망의 운명아
“아아,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구원하랴!”


“너는 돌이켜 악을 떠나
구원주를 모셔 들여라.
그리하면 살리라!”


그러나 나 맘문은
빗장이 가로 질려
자물쇠 굳게 잠겨


그 안에 갇힌 나는
출구 없는 감옥수.


어쩌다 문 열려
그리스도 오신대도
그 소식은 나에게
이방인의 바벨이다.


그리스도 아는 지식
그리스도 믿는 심정


그런 것은 나에게
물 없는 우물,
매마른 마디외다.


성령님
당신의 재창조 없이
“새 사람” 없나이다.
“새 역사”도 없나이다.


성령님 능력 없이
교회도 선교도 없나이다.


오순절 성령 강림
그것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성령의 폭포였습니다.


인간의 범죄성
백두산 천지보다


더 깊은 심연 -
그 밑바닥까지 뒤집는
성령의 폭포였나이다.


2천년 교회사는
잔잔하게 고요하게
흘러 흘러 억억만 인간들
마음밭 축이는
성령의 수로(水路)였나이다.


오, 성령님 은혜
하늘 어머니 사랑
그 무량의 품속에
전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로
영원히 영광스레
살으오리다.


새벽 날개 타고


1


이 우주는 하느님 집
하늘 위, 하늘 아래
땅 위, 땅 아래
모두 모두 아버지 집


새벽날개 햇빛 타고
하늘 저편 가더라도
천부님 거기 계셔
내 고향 마련하네


2


이 눈이 하늘 보아
푸름이 몸에 배고
이 마음 밝고 맑아
주님 영광 비취이네


새벽 날개 햇빛 타고
하늘 저편 가더라도
천부님 거기 계셔
내 고향 마련하네


땅에서 소임 받아
주님 나라 섬기다가
주님 오라 하실 때에
주님 품에 옮기나니


새벽 날개 햇빛 타고
하늘 저편 가더라도
천부님 거기 계셔
내 고향 마련하네.


[註] 1983. 작곡가 박재훈 박사와 北캐나다 楓林 탐승 歸路 車中에서 長空 지음


우리민족 우리나라


우리 민족은 수난의 민족
우리 나라는 다리 위에 세운 나라


북에서 끓는 가마(釜)
남에로 쏟아지고
남에서 이는 태풍
북에로 미쳐 불고


용암의 불개천
공동(空洞)의 회오리바람
한반도의 사면이라.


억울한 고난
죄없는 죄인
수난의 십자가는
우리 민족 등에 지운
죽음에의 짐이었다.


다리 위에 세운 나라
불행한 나라일까?


다리는 좁은 길
길목만 잘 지키면
그것은 내 길
이쪽도 저쪽도
Dead-end 아니리라.


그래서 거인들은
중간을 잘라
토막다리 만들었다.
제각기 한쪽 끝만
비스듬이 열어놓고
중간에 맞세우고
미워하라, 싸우라!
취기기만 했더니라.


그런지도 이제는
두해 없는 사십년!
민족도 나라도
철들 나이 되었니라.


통일은 지상명령
반대할 자 하나인들 있으랴
이제 우리는 통일방안 세운다.


무력이나 외세는 거부한다.


우리의 실정이란,
무력 곧 외세이니
그럴 수 밖에 없잖으냐.


“제도와 이념을 초월한다.”
그것은 안될 말,
통일한국 건설이란
모두모두 달려나와
토의할 주제니라.


이념을 구현할
제도도 그러니라.


자유민주 체제냐?
공산독재 체제냐?
명령ㆍ복종 군정이냐?
선의의 독재냐?


그러나 -
독재와 민주는 상극개념 -
적색이든 청색이든
독재는 독재를 위한 독재,
민주에의 세례 요한은 아니니라.


* * *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갖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얘기나 해 보자.


하느님은 물으신다.
“인간아, 네가 어디 있느냐?”
인간 되찾기가
우리의 당면과제.


잃어진 인간은 “탕자”란다.
속량하는 사랑만이
천부님 아들로 영접한다.
하느님 사랑은 십자가란 댓가를 둔다.


이남의 죄
이북의 죄
내 죄, 네 죄
외국인의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