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범용기] (35) 동경 3년 – 순회강연

작성자
장공
작성일
2017-07-17 15:07
조회
146

[범용기] (35) 동경 3년 – 순회강연


나는 혼자서 순회 강연을 떠났다. 겨울철이라 무슨 전쟁판 같았다. 경흥읍, 고읍, 웅상, 웅기 등 여러 교회를 역방하며 우리 또래 친구들과 사귀고 같이 기도하고 격려했다.


경흥읍교회에서는 장장 세 시간 강연(?) 했는데 아마도 자기도 모르는 소리였을 것이다. 나를 극진히 사랑하시던 김태훈 장로님이 “그렇게 오래 하는 거 아니야”하고 끝나자 충고해 주셨다.


고 김영구 군 묘 앞에 낙엽송 심은 것은 이때였다.


고읍교회에서는 청년회 주최로 강연회가 있었고 밤에는 다들 모여 밤을 샜다.


두만강 가 이십리에 뻗힌 버드나무 밀림 속 늑대 떼의 흉측스런 ‘합창’과 ‘독창’소리 때문에 잘래야 잘 수도 없었다. 늑대의 ‘언어’는 아주 다양하다고 느꼈다.


웅상교회에서도 집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똑똑치 않다.


웅기교회에서는 김창준 씨가 청년회장으로 때마침 금주 금연 대 ‘데모’를 한다고 나더러 금주 강연을 하라는 것이었다. 별로 내키지 않는 강연을 했다. 나는 그때에도 금주 금연같은 건 신자의 말단윤리여서 그렇게 떠들썩할게 못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웅기교회에서는 주일 예배 설교까지 나더러 하라고 한다. 설교는 큰 고역이었다. 나는 웅기 뒷산 송림 속에서 온종일 금식하고 기도했다. 그랬는데도 설교 후의 뒷맛는 개운치가 않았다.